미슐랭 식당도 "낼 수 있는 만큼만"…멕시코시티서 시작해 14개국 110곳으로 확산

멕시코시티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Paga Lo Que Puedas(Pay What You Can·낼 수 있는 만큼 지불)’ 방식이 전 세계 외식업계의 새로운 실험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Masala y Maíz를 운영하는 셰프 노르마 리스트만(Norma Listman)과 사키브 케발(Saqib Keval)은 고급 외식비 상승으로 지역 주민들이 유명 식당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는 문제에 주목해 손님이 자신의 형편에 따라 식사비를 결정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두 셰프의 실험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시작됐다. 정상적인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한 뒤 정해진 가격 대신 손님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내도록 했다.
올해 8월26일에는 멕시코시티 20여 곳을 포함해 14개국 약 110개 레스토랑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국제적인 공동행사로 확대됐다.
결과도 관심을 끌었다. 참여 식당 12곳을 조사한 결과 75%는 평소보다 손님이 증가했으며 방문객의 58%는 해당 식당을 처음 찾은 고객이었다. 매출은 식당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42%는 평소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직원들에게 지급된 팁도 평소보다 약 42% 증가했으며 조사에 참여한 식당의 83%는 다음 행사에도 다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Masala y Maíz의 경우 지금까지 진행한 ‘Pay What You Can’ 행사에서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으며 최소한 손익분기점을 유지했다고 케발은 설명했다. 일부 고객은 현금 대신 자신이 만든 예술작품 등으로 식사비를 대신하기도 했다.
두 셰프는 모든 식당이 이 방식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임대료와 인건비, 식재료비 등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무료·저가 영업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이 던진 질문은 “누가 좋은 식당의 손님이 될 수 있는가”에 가깝다. 세계적인 미식도시로 성장한 멕시코시티에서 고급 외식비 역시 빠르게 높아지면서 유명 레스토랑이 정작 지역 주민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멕시코시티의 한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작은 실험은 6년 만에 14개국 110개 식당으로 번졌다. 손님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파격적인 방식이 새로운 고객을 식당으로 끌어들이면서 고급요리와 지역사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새로운 외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