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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수감자 6,905명 글조차 못 읽어…법원 판결문도 이해 못하는 '이중 형벌'

17시간 전
2분 분량

멕시코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 가운데 약 7,000명이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고, 전체 수감자의 40% 이상은 기초교육조차 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에 대한 형벌과 별개로 자신의 재판 과정과 판결 내용조차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른바 ‘이중 형벌’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멕시코 전국의 주립·연방 교정시설(Centros penitenciarios estatales y federales)에 수감된 사람은 27만158명이다. 이 가운데 42.53%가 기초교육(Educación básica)을 끝내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6,905명이 읽고 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문맹 상태​라는 점이다.


이들에게 법률문서는 단순히 어려운 서류가 아니다. 자신의 자유와 형량을 결정하는 판결문(Sentencia), 진술서(Declaración), 기소 내용, 변호 관련 서류와 각종 법적 절차를 스스로 읽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문맹보다 훨씬 큰 문제가 있다. 바로 기능적 문맹(Analfabetismo funcional)​이다.


기능적 문맹은 글자를 읽고 자신의 이름이나 간단한 문장을 쓸 수는 있지만, 긴 문장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복잡한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특히 형사사법 절차(Proceso penal)에서 사용되는 전문 법률용어는 일반인에게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수준이 낮은 수감자에게는 더욱 큰 장벽이 된다.


예를 들어 ‘예방적 구금(Prisión preventiva)’, ‘약식절차(Procedimiento abreviado)’, ‘유죄 인정’, ‘항소(Apelación)’, ‘형 집행’ 등 자신의 자유와 직접 연결되는 법률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서류에 서명하거나 변호사의 설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수감자들의 교육 격차는 고등교육으로 갈수록 더욱 커진다. 전체 수감자 가운데 상업교육(Carrera comercial), 대학(Licenciatura) 또는 대학원(Posgrado)을 마친 사람은 4.47%에 불과하다.


반대로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의무적인 기초교육을 끝내지 못했다는 것은 멕시코 교정시설의 문제가 범죄와 치안만의 문제가 아니라 빈곤과 교육격차가 형사사법제도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낮은 교육 수준이 수감생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멕시코 헌법은 교도소의 목적을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사회복귀(Reinserción social)​에 두고 있다. 교육(Educación), 직업훈련(Capacitación para el trabajo), 노동(Trabajo), 건강(Salud), 스포츠(Deporte) 등을 통해 출소 후 사회에 다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한 상태로 출소할 경우 취업 가능성이 낮아지고 정부지원이나 사회보장제도를 이용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결국 사회복귀가 어려워지고 다시 범죄환경에 노출될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교도소 안에서 문맹을 해소하기 위한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멕시코 성인교육원(Instituto Nacional para la Educación de los Adultos·INEA)은 교정시설에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문해교육(Alfabetización)과 초·중등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수감자들은 교도소 안에서 처음으로 읽고 쓰는 법을 배우거나 초·중학교 과정을 마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글자를 읽고 쓰도록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수감자가 자신에게 적용되는 혐의와 재판 절차, 판결 내용, 항소 가능성 등을 실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법률문해교육(Alfabetización jurídica)​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형사절차에서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와 법적 결과를 이해하는 것이 방어권(Derecho de defensa)을 행사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멕시코 교도소에 있는 6,905명의 비문해 수감자​는 단순한 교육통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자신에게 내려진 판결을 읽을 수 없고, 법률서류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면 형사사법제도 앞에서 다른 피고인보다 훨씬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27만 명이 넘는 수감자 가운데 42.53%가 기초교육을 마치지 못했다는 현실은 멕시코 교정정책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보여준다.


감옥에서 형기를 마치는 것만으로 사회복귀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읽고 쓰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권리와 법률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출소한다면 교도소의 문은 열려도 사회로 돌아가는 문은 여전히 닫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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