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멕시코 국민은 왜 야당인 PRI·PAN을 외면하고 모레나를 지지할까?

11분 전
2분 분량

멕시코 집권당 모레나(Morena)가 각종 논란과 내부 모순에도 불구하고 야당인 PRI(제도혁명당)와 PAN(국민행동당)을 크게 앞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멕시코 유력 일간지 El Universal의 칼럼니스트 후안 파블로 베세라-아코스타는 19일 ‘PRI와 PAN에 대한 증오, 그리고 모레나에 대한 맹목적 사랑’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 배경을 분석했다.

다만 ‘증오’와 ‘맹목적 사랑’이라는 표현은 칼럼니스트의 평가이며 여론조사 자체가 그렇게 규정한 것은 아니다.


칼럼의 출발점은 최근 Buendía & Márquez 여론조사다. 조사에서 자신을 모레나 지지자로 규정한 응답자는 34%였지만 PRI와 PAN 지지자는 각각 5%에 그쳤다.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답한 무당층은 47%였다. 즉 PRI와 PAN을 합쳐도 적극적인 정당 정체성을 가진 유권자는 1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당에 대한 호감도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PAN에 대해 ‘나쁘다’ 또는 ‘매우 나쁘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53%였고 긍정 평가는 26%였다. PRI는 부정 평가가 59%, 긍정 평가가 20%였다. 반면 모레나는 긍정 평가가 56%, 부정 평가가 29%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격차는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2월 20일부터 4월 10일까지 멕시코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레나에 대한 호감도는 61%였다. 지난해 78%에서 상당히 떨어졌지만 PAN 30%, PRI 26%보다 여전히 크게 높았다. 시민운동당(MC)은 44%였다. 즉 모레나에 대한 지지가 이전보다 약화됐다는 신호와 야당과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베세라-아코스타는 특히 PRI와 PAN의 과거 집권 경험에 주목한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상당수 유권자는 PRI의 장기집권 시절 부패와 권위주의, 선거 논란을 비롯해 PAN 집권기에 경험한 치안 악화와 정치적 실망 등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 모레나에 대한 선택을 단순히 집권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기존 양대 정당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거부감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칼럼니스트의 해석이지 여론조사가 직접 입증한 인과관계는 아니다.


이러한 차이는 2027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를 앞둔 투표의향에서도 나타난다. 칼럼이 인용한 9월 Buendía & Márquez 조사에서는 지금 선거가 실시될 경우 모레나 48%, PAN 15%, PRI 12%로 나타났으며, 모레나의 연대정당인 PVEM과 PT까지 포함하면 각각 7%, 3%가 추가된다.


불과 몇 달 전 같은 조사기관의 결과에서는 모레나 39%, PAN 11%, PRI 10%, MC 9%, PVEM 6%, PT 3%였고 22%는 지지정당을 밝히지 않았다. 조사 시점과 응답 방식 등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지만, 두 조사 모두 모레나가 개별 야당보다 높은 지지를 얻는 흐름을 보여준다.


더 흥미로운 것은 개별 정책에 대한 평가다. 9월 조사에서 ‘어느 정당이 부패 척결을 더 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모레나를 선택한 응답자는 38%였고 PAN은 10%, PRI는 9%였다. 마약범죄 대응에서도 모레나 41%, PRI 11%, PAN 10%였으며 경제성장에서는 모레나가 44%, PAN 11%, PRI 10%로 조사됐다.


바로 이 대목에서 칼럼은 역설을 제기한다. 모레나 역시 정치인들의 사치 논란과 부패 의혹, 조직범죄와 정치권의 연계 의혹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도 상당수 국민은 여전히 PRI나 PAN보다 모레나가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칼럼은 이를 모레나가 아무런 문제도 없어서가 아니라 기존 정당에 대한 부정적 기억이 그만큼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를 멕시코 국민 전체가 PRI와 PAN을 ‘증오’하고 모레나를 ‘맹목적으로 사랑한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모레나 호감도는 2025년 78%에서 올해 61%로 17%포인트 하락했다. 모레나에 대한 비판과 피로감 역시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PAN과 PRI의 호감도는 각각 30%, 26%에 머물러 현재로서는 그 이탈층을 대규모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이 칼럼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모레나가 왜 이렇게 강한가”보다는 “PRI와 PAN은 왜 아직도 상당수 유권자에게 대안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가”에 가깝다.


모레나의 높은 지지가 현 정부와 정책에 대한 적극적 평가에서 얼마나 비롯되고, PRI·PAN 시절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반작용이 얼마나 차지하는지는 여론조사만으로 정확히 분리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여러 조사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모레나에 대한 평가가 과거보다 하락했음에도 PRI와 PAN이 그 틈을 충분히 메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7년 중간선거를 앞둔 멕시코 정치에서 야권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도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다.




Facebook 공유하기

멕시코 한인신문사 | TEL : 5522.5026 / 5789.2967 | E-mail : haninsinmun@gmail.com

Copyright © HANINSINMUN S.A DE C.V.  All Rights Reserved.

※ 자료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인신문사에 공식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복제 및 전재, 도용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