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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관광명소] 코요아칸 역사센터…500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멕시코시티 속 작은 도시'

20시간 전
5분 분량

멕시코시티 남부의 코요아칸(Coyoacán)에 들어서면 수도 한복판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자갈이 깔린 좁은 골목, 낮은 식민지 시대 저택과 오래된 석조 성당,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광장, 거리의 악사와 카페, 시장과 박물관이 이어진다.

주말이면 Jardín Hidalgo와 Jardín Centenario 일대는 관광객과 시민들로 가득 차지만 몇 블록만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마을의 분위기가 다시 나타난다. 그러나 코요아칸은 단순히 ‘예쁜 식민지풍 동네’가 아니다. 스페인 정복 이전부터 존재했던 원주민 도시였으며, 테노치티틀란이 함락된 뒤 에르난 코르테스가 스페인의 통치기반을 세운 곳이다.


이후 부유층의 별장지와 예술가·지식인의 거주지로 변했고, 20세기에는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레온 트로츠키 같은 인물들의 삶이 교차했다. 오늘날에는 멕시코시티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관광지역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코요아칸(Coyoacán)의 역사는 스페인의 도착보다 훨씬 오래됐다.

‘Coyoacán’은 나우아틀어 ‘Coyohuacan’에서 유래하며 일반적으로 코요테와 관련된 장소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늘날 코요아칸을 상징하는 동물이 코요테이고 Jardín Centenario 중앙에 두 마리 코요테 동상이 있는 것도 이 이름에서 비롯됐다.


스페인 정복 이전 코요아칸은 테파네카(Tepaneca) 세력권의 중요한 지역이었다. 당시 코요아칸의 영역은 현재의 역사센터에 국한되지 않고 오늘날의 산앙헬, 믹스코악 등 멕시코시티 남서부의 넓은 지역과 연결돼 있었다. 아스카포찰코의 테파네카 세력이 약화된 이후에는 멕시카의 영향권으로 편입됐다.


1521년 테노치티틀란이 함락되면서 코요아칸의 운명은 크게 바뀌었다.

폐허가 된 테노치티틀란을 재건하는 동안 코르테스와 스페인 세력은 코요아칸에 거점을 마련했다. INAH는 코요아칸에서 멕시코 계곡 최초의 스페인식 Ayuntamiento(시정기관)가 세워졌으며, 1524년까지 초기 식민통치의 중심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코르테스는 이 지역을 자신의 거대한 영지인 Marquesado del Valle de Oaxaca의 주요 거점으로 삼았다.


따라서 오늘날 관광객들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걷는 코요아칸 중앙광장 주변은 약 500년 전 스페인의 새로운 식민통치 체제가 만들어지던 역사적 무대이기도 하다.


다만 한 가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흔히 코요아칸의 옛 구청 건물을 ‘Casa de Cortés’라고 부르지만, 현재 보이는 건물 전체를 코르테스가 실제 살았던 16세기 주택 그대로라고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코요아칸에는 코르테스와 관련된 여러 역사적 장소와 전승이 겹쳐 있으며 현재의 건축물 상당 부분은 후대에 변형·재건됐다.


식민시대 코요아칸은 멕시코시티 중심부와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했다.

토지가 비옥하고 물이 풍부해 과수원과 농경지가 발달했고 교회와 수도원이 세워졌다. 이후 멕시코시티의 부유한 가문들이 이곳에 별장과 전원주택을 지으면서 휴양지 성격도 강해졌다. 17세기부터는 방직과 직물 작업장도 들어왔다.


이 때문에 지금도 코요아칸의 오래된 골목에는 높은 담과 두꺼운 대문을 가진 저택, 내부 중정을 중심으로 방을 배치한 식민지식 건축, 작은 광장과 성당이 곳곳에 남아 있다.



코요아칸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프리다칼로 박물관(Frida Kahlo Museum)은 프리다가 어린 시절과 생애 마지막 시기를 살았던 집으로 Casa Azul(푸른 집)로 불리어진다. 처절했던 그녀의 인생 굴곡이 사후에 더욱 주목받으면서 이제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연방정부는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코요아칸 중심부를 역사기념물지구(Zona de Monumentos Históricos)로 지정했다. 공식 지정구역은 86개 블록에 걸쳐 있으며 16~19세기에 건설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 50채가 포함된다. San Juan Bautista 수도원·성당과 Santa Catarina, Purísima Concepción(La Conchita), San Antonio Panzacola 등도 보호대상이다.


여기서 자주 혼동되는 사실도 있다. 코요아칸 역사센터 자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이 아니다. 멕시코시티에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멕시코시티 역사센터와 소치밀코(Historic Centre of Mexico City and Xochimilco)다. 코요아칸은 별도의 연방 역사기념물지구로 보호되고 있다.


코요아칸 여행의 출발점은 사실상 서로 붙어 있는 두 광장, Jardín Hidalgo와 Jardín Centenario다. Jardín Hidalgo 중앙에는 1900년 포르피리오 디아스 대통령이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증한 프랑스풍 키오스크가 있다. 오늘날 공연과 축제, 독립기념행사, Día de Muertos 행사 등이 열리는 코요아칸의 중심 공간이다.


바로 옆 Jardín Centenario는 원래 San Juan Bautista 수도원의 넓은 아트리움 일부였다.

입구에 남아 있는 옛 문과 기둥에서는 초기 식민시대 원주민 장인들의 영향을 엿볼 수 있다. 현재 광장 중앙의 명물은 조각가 Gabriel Ponzanelli가 만든 두 마리 코요테 분수다. 이제 이 코요테들은 코요아칸 자체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다.


광장을 압도하는 건축물은 Parroquia San Juan Bautista다.

코요아칸 원주민 지도자였던 Juan Guzmán Ixtolinque가 복음화를 위해 토지를 기증하면서 수도원 건설이 시작됐으며, 이후 수백 년에 걸친 개축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을 갖췄다. 따라서 건물 곳곳에는 16세기 초기 식민건축과 후대의 바로크·종교미술이 겹쳐 있다.


조금 더 걸어가면 La Conchita로 불리는 Purísima Concepción 성당과 작은 광장이 나온다.

이곳 역시 코요아칸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유산 가운데 하나다. INAH 기록에는 원래 프란치스코회 예배당이었으며 코르테스가 자신의 유언에서 이곳에 묻히기를 원했다는 내용까지 남아 있다.


코요아칸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 인물을 한 명 꼽으라면 역시 프리다 칼로다.

Frida Kahlo Museum, 이른바 Casa Azul(푸른 집)은 Londres 247에 자리한다. 프리다가 어린 시절을 보냈고 생애 마지막 시기를 살았던 집으로, 1954년 그녀가 사망한 뒤 1958년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는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박물관 가운데 하나다.


Casa Azul이 특별한 이유는 유명 화가의 작품만 전시하는 미술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침실과 작업공간, 정원, 의복, 보조기구와 개인 소장품이 함께 남아 있어 프리다의 작품과 실제 생활을 연결해 볼 수 있다. 이 집에는 디에고 리베라뿐 아니라 레온 트로츠키, 앙드레 브르통 등 20세기 정치·문화계 인물들도 드나들었다.


현재 공식 운영시간은 화요일과 목~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수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목요일에는 야간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입장권은 공식 판매처를 통한 사전 구매가 사실상 필수적인 관광지다.


프리다의 흔적에서 약 1㎞ 떨어진 곳에는 세계 현대사의 또 다른 장면이 남아 있다.

소련의 스탈린과 대립하다 추방된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멕시코로 망명한 뒤 한때 프리다와 리베라의 도움을 받아 Casa Azul에 머물렀고, 이후 코요아칸의 별도 주택으로 옮겼다. 1940년 그는 이 집에서 스탈린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라몬 메르카데르의 공격을 받아 다음 날 사망했다.


현재 이곳은 Leon Trotsky's House Museum으로 보존돼 있다. 높은 담과 경비시설, 총탄 흔적이 남은 공간, 서재와 개인 물품 등이 당시의 긴장된 망명생활을 보여준다. 정원에는 트로츠키와 부인 나탈리아 세도바의 유해가 안치된 묘비가 있다. 이 때문에 코요아칸에서는 불과 몇 블록을 걸으면서 멕시코 미술사와 러시아 혁명 이후의 국제정치사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코요아칸의 매력은 박물관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곳의 생활문화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은 Coyoacan Market이다. 과일과 채소, 고기와 생선, 향신료, 생활용품, 공예품과 기념품이 뒤섞여 있으며 특히 토스타다와 케사디야, 해산물, 멕시코 전통 간식으로 유명하다.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면서 동시에 주민들이 실제 장을 보는 전통시장이라는 점이 코요아칸의 다른 관광시설과 차별된다.


광장 주변에서는 churros와 café de olla, elote와 esquites, 아이스크림과 전통과자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저녁과 주말에는 거리공연과 마리아치, 수공예품 판매까지 더해지면서 낮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바뀐다.



멕시코시티 코요아칸(Coyoacán)에서 역사와 전통을 논할 때 현지인들이 첫손에 꼽는 곳은 단연 1930년부터 센트로 이달고 광장(Plaza Hidalgo) 한편을 지켜온 Helados Siberia다.

프리다 칼로(Frida Kahlo)와 그녀의 남편이며 역시 화가로 명성을 떨쳤던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그리고 코요아칸으로 망명해 프리다의 집 근처에 머물렀던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 등 1930~40년대 당대 유명인사들이 센트로 데 코요아칸의 광장과 성당 주변을 산책하며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곤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곳이다.

특히 트로츠키의 경우, 자신의 고향인 러시아를 연상시키는 '시베리아'라는 간판을 보며 아이스크림을 즐겼다는 소소한 일화가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얘깃거리로 전해지면서 유명세를 타 지금은 코요아칸을 방문하면 필수코스로 이곳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

막상 방문하면 너무 평범한 가게여서 실망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이곳은 소문에 소문을 더하면서 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멕시코의 지역문화를 더 깊이 보려면 Museo Nacional de Culturas Populares도 중요하다.

인류학자 Guillermo Bonfil Batalla가 설립해 1982년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멕시코 각 지역의 토착·대중문화를 다룬다. 고정 전시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일반 박물관과 달리 주제별 임시전시와 공예·음식 박람회, 음악과 문화행사가 계속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코요아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중심광장만 보고 돌아가는 것보다 걸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Jardín Hidalgo에서 시작해 San Juan Bautista와 Jardín Centenario를 본 뒤 Francisco Sosa 방향의 오래된 골목을 걷거나, 반대편으로 Mercado de Coyoacán과 Casa Azul, 트로츠키 박물관을 연결하면 역사와 현대 생활문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중심부 주요 명소 대부분은 도보권에 있다.


코요아칸의 진짜 풍경은 관광명소 사이에 있다. 돌로 포장된 골목과 오래된 나무, 색이 바랜 외벽과 목재 대문, 내부가 보이지 않는 옛 저택, 작은 성당과 광장이 반복된다. 이러한 도시구조 때문에 코요아칸은 거대한 멕시코시티 안에 흡수됐음에도 여전히 하나의 독립된 옛 마을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코요아칸이 다른 관광지와 구별되는 가장 큰 이유다.


테오티우아칸에서는 고대문명을 보고, 소칼로에서는 아스테카 제국의 중심과 식민지 수도의 역사를 본다. 소치밀코에서는 호수문명의 흔적을 경험한다면 코요아칸에서는 멕시코의 여러 시대가 한 동네의 일상 속에 겹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페인 정복 이전 테파네카의 땅 위에 식민통치의 첫 행정거점이 들어섰고, 수도원과 과수원이 생겼으며, 부유층의 별장이 세워졌다. 이후 도시가 팽창하면서 멕시코시티에 편입됐지만 예술가와 지식인이 모여들었고,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예술세계와 트로츠키의 망명사가 이곳에 남았다.


그 역사는 지금도 박물관 유리장 안에만 갇혀 있지 않다.

500년 된 성당 앞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옛 광장에서는 주민들이 커피를 마시며, 시장에서는 토스타다를 팔고, 주말 저녁이면 음악과 노점상이 거리를 채운다.


코요아칸 역사센터가 멕시코시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된 이유는 오래된 건물이 많아서만이 아니다. 정복 이전의 원주민 역사와 스페인 식민시대, 독립 이후의 도시변화, 20세기의 예술과 혁명, 그리고 오늘날 멕시코인의 생활문화가 몇 블록 안에서 동시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시티를 처음 방문한 관광객에게 코요아칸은 프리다 칼로의 동네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골목을 조금 더 천천히 걸어보면, 코요아칸은 한 예술가의 고향을 넘어 멕시코라는 나라의 500년을 걸어서 읽을 수 있는 ‘도시 속 역사박물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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