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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 - 2015년 멕시코 한인신문사

이기사는 한국언론 진흥재단의 후원으로 멕시코지역 기획취재사로 선정된 한인신문사가 기획 취재한 기사임을 밝혀 둡니다. -편집자 주

멕시코 주요도시 한인회 구성 및 활동

멕시코 주요도시에는‘한인회’라는 친목단체가 구성되어 교민들의 화합에 앞장서면서 외국 생활에서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사랑방 구실을 톡톡히 한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모여 사는 교민들의 특성상 구심체 역할을 하는 친목단체가 당연히 필요했고 그 중심에 한인회가 조직되면서 정보교환과 권익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인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태동되어 지금까지 유지되어오고 있지만 아직 지방은 소규모 친목형태의 모임이 결성되어 있을 뿐 한인회로 공식 활동단체로 움직이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한인회라는 조직도 일부 정치적(?)인 인물이 주로 관여하면서 실제적으로 관심조차두지 않고 생업에만 매달리는 교민들이 사실상 더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먹고살기에도 바쁜데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 틈도 없을뿐더러 한인회라는 조직 자체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경우 관심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을 다녀보면서 느낀 점은 많지 않은 교민들이 있어서 더 자주 모이고 더 자주 어울릴 것 같지만 실상은 거의 모임을 가지지 않을뿐더러 이웃 교민과 왕래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상당히 놀랍게 느껴졌던 경우다.

 

또 한인회라는 조직도 상업이나 자유업에 속하는 교민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고 활동할　뿐 대기업의 지사나 상사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자립하기가 어려운, 서로 돕고 함께 살자는 의미로 한인회라는 조직이 자연스럽게 조직되고 있으며 이와 반대로 안정적인 수입으로 생활하는 지상사 직원들의 관심도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멕시코 한인회는 분명 교민사회의 중심축으로 각종 대소사에 관여하면서 이제는 모두가 인정하는 대표적인 교민 친목단체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교민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지역인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 티후아나, 땀삐코, 오하까 를 모두 둘러보았다.

한인회 구성과 활동에 대해 도시별로 방문하면서 실제 활동여부를 확인해 보았다.

1.멕시코시티 (Mexico City)

멕시코시티는 가장 큰 대도시로 이미 일찍이 한인회가 구성되어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다.

 

1996년 초대 한인회장을 선출하면서 시작된 멕시코 한인회는 현재 12대 한인회장으로 강석원씨가 맡고 있으며 13대 한인회 출범이 내년 3월로 예정되어있다.

 

이민으로 구성된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렇듯이 멕시코 역시 수도인 멕시코시티가 가장 중심지역으로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한인회가 구성된 것이다.

 

초기의 한인회가 많지 않은 교민들이 모여 친목회 형식으로 이루러 졌다면 최근에는 많은 교민들이 멕시코에 정착하면서 규모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점과 특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과테말라 등 중남미 국가들에서 재 이민 온 교민들이 합쳐지면서 급격하게 교민수가 불어나면서 제법 조직체계를 갖추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민들이라고 하면 센트로 지역에서 상업에 종사하거나 멕시코시티 중심지역인 소나로사 주변에 모여 살면서 식당 촌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을 일컫는다.

 

한때는 이렇게 우리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생활하는 것에 대해 현지 언론의 비판적인 기사가 도마에 오르내린 적이 있을 정도로 교민사회는 타 민족에 대해 배타적인 모습으로 비쳐진 것도 사실이다.

 

또 한편으로 멕시코의 경우 한국인만큼 활동적이고 단합의 모습을 보이는 교민회는 없다고 할 정도로 유난히 눈에 띄는 단체가 우리 교민들의 한인회다.

 

본국에서 주요인사가 방문, 동포간담회라도 열려면 한인회와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또한 교민체육대회를 통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뛰고 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역할도 한인회의 주요 몫이다.

 

각종 교민관련 경기나 친목모임에서도 한인회는 역시 그 중심축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현재 12대 한인회 임기가 내년 2월로 끝나는 만큼 새로운 한인회가 탄생하겠지만 최근 들어 비교적 젊은 층으로 분류되는 50대의 한인회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어 이제 한인회도 과거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원로들의 독차지와 몫이었다면 이제는 ‘일하는 한인회’를 표명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관심과 호응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멕시코시티의 경우 한인회 자체 건물이 건립되어 있다는 점과 교민들로부터 한인 회비를 받고 있어 경제자립도가 비교적 놓은 편이라 “돈 없으면 할 수 없다”는 한인회장에 “돈 없이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마도 젊은 층의 관심이 늘어난 배경이 아닐까 유추되는 대목이다.

 

또한 매년 멕시코시티 시에서 주관하는 ‘세계 우정의 축제’는 각 나라의 고유음식이나 특산품을 파는 일종의 박람회 형식의 판매행사로 애초의 목적과 달리 온갖 제품을 팔면서 취지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은 한인회를 꾸려나가는데 종자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뜻과 마음만 있으면 누구라도 한인회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변화된 시대의 면모를 엿보게 한다.

 

이제 멕시코시티 한인회는 운영과 활동에 있어 정착단계를 넘어 좀 더 교민들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교민 친목단체로 그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다음은 멕시코시티 한인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본 일분 일답이다.

 

*한인회장의 임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음 한인회장 선거는 언제인가?

-내년(2016년) 1월초에 입후보 등록을 받아서 선거는 2월2일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인회장의 자격이라면 어떤 점이 우선인가?

-경험해보니 재정적으로 능력 있는 분이 한인회장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또 본국에서 오는 정부손님을 응대하는 것이 필수인 만큼 한인사회에 꼭 필요한 각종 정책이나 건의사항을 전달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생각을 가진 분이 되었으면 한다.

 

*한인회 운영경비는 어떻게 조달하나?

- 의외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 현재 대표적인 수익으로 레포르마 행사 (세계 우정의 축제) 가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또 한인 회비를 매월 받고는 있지만 동참교민이 많지 않다.

따라서 한인회가 좀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려면 수익사업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마땅치가 않다.

 

*한인회장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한인회가 하고자 하는 일에 교민들의 협조가 많이 부족하다. 특히 교민 원로들의 관심이 필요한데 그렇지가 못해 아쉽다.

 

*이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복잡한 일이 있어서 한인회장 업무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업무에 충실할 생각이다.

또한 차기 한인회장선거에 만전을 기해 후임회장 선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너그럽게 이해 해주시길 바란다.

2.과달라하라 (Guadalajara)

과달라하라는 멕시코의 제2의 도시다.

현 교민 수는 1천5백여 명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한인회는 멕시코시티보다도 10여년 앞선 1086년에 결성되면서 애니켕을 제외한 멕시코 최초의 한인회가 구성된 곳이기도 하다.

멕시코시티의 13대 한인회장에 비해 오래된 현재 17대 임기의 정헌 한인회장이 재임하고 있다. (17대 임기는 2016년12월31일까지다)

 

초기 한인회는 회장임기가 1년씩으로 해오다가 13대 한인회부터 2년 임기로 변경,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13대 이후부터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출마자가 없는 경우도 있어 후임 한인회장 공백 기간이 몇 개월에서 1~2년간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이런 문제는 16대까지 이어져 왔었다.

특이한 것은 한인회 부회장이 다음 한인회장으로 추대되는 전통(?)을 만들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즉 14대까지는 경쟁이나 단독 입후보일 경우 찬,반투표를 거쳐 선출했으나 그 이후부터는 추대형식으로 선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회 활동으로는‘근로자의 날’에 개최되는 체육대회와 최근에는 현지 멕시코 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K-POP 행사, 한글학교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지역사회에 알리는 행사, 송년회, 그리고 외부기관에 대한 응대 등이 과달라하라 한인회의 주요 활동이다.

 

대표적인 행사인 체육대회는 대략 300여명이 참석하면서 과달라하라 교민들의 화합의 한마당이 펼쳐지면서 지금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특이하게도 과달라하라는 제2의 도시이지만 한국기업체의 지사나 상사 지점이 거의 없다는 점과 대부분 교민들은 상업에 종사하는 경우로 다른 대도시의 교민 구성원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교민수도 최근 몬테레이 기아자동차의 건설현장과 관련 떠난 일부 교민들을 제외하면 뚜렷한 증가요인이 없어 정체된 상태로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현상을 지속될 것으로 한인회는 예측하고 있다.

 

과달라하라에 거주하는데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헌 한인회장은 우선 날씨를 꼽았다. 춥지도 덮지도 않은, 일 년 연중 교민들이 살기에 적당한 날씨야말로 이곳에 거주하면서 축복받은 가장 큰 혜택이라고 그는 말한다. 또한 과달라하라만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관광자원과 주변지역의 관광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란다.

 

아르헨티나에서 멕시코시티를 거쳐 과달라하라에 정착한 정헌 회장은 이제 15년차의 적지 않은 기간을 과달라하라에서 생활하면서 고참 이민세대에 진입한 경우다.

 

매월 임원회의를 개최하면서 한인회 활동의 전반을 검토한다는 과달라하라 한인회는 한인회장 출마자격으로 반드시 한국국적을 요구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2세나 3세들에 대해서는 이중국적자도 한인회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점차 현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한인회 규칙도 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헌 한인회장은“우리도 이제는 이민세대의 기간이 적지 않은 만큼 거주국에서 정치세력화를 도모하면서 우리자신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면서 “이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단체로 변환을 꾀하기 위해서라도 교민들의 멕시코 국적취득에 부정적인 현 세대들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달라하라 한인회는 현재 한글학교에 사무실을 두면서 한글학교에 대해 후

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함께 발전을 모색하는 단체로 거듭나고 있다.

3.몬테레이 (Monterrey)

최근 기아자동차의 대규모 공장설립으로 많은 교민들이 몰려든 몬테레이는 아주 특별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전에 교민들의 수가 500여명 미만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를 제외한 순수 기아자동차의 진출로 새로 유입된 교민수가 이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 주재원 및 협력업체 임직원 약 150여명과 이들의 하청을 맡고 있는 소규모회사의 기술 인력을 대략 2,000여명으로 추산하는 가운데 전체 교민수를 약 3천여 명까지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교민들은 한인회라는 조직보다는 유일하게 있던 한인교회가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특별한 조직이 구성되지 못한 경우다.

 

기아차 진출의 영향으로 지금은 교회만 4개이며 앞으로 몇 개의 교회가 더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들 교회가 한인회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최근 1년 사이에 몬테레이로 거주처를 옮긴 타 지역 교민들이 새로운 군을 형성하면서 이들의 활동과 역할이 주목받고 있기도 한다.

 

특히 기존의 교민들이 센트로 에서 상업에 종사한다면 최근에 유입되는 교민들은 대부분 기아자동차 공장 인력을 대상으로 식당이나 숙박업을 하는 경우로 뚜렷이 구분된다.

지금도 이런 교민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유입되고 있어 앞으로 기아자동차 관련 인력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식당과 숙박업, 기타 업소는 적지 않게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Tampico에서 한인회장을 역임하다가 몬테레이로 이주한 홍연표(52년생/몬테레이 식당 함지박 대표) Tampico한인회장을 만나보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 일답이다.

 

*Tampico 한인회장을 하면서 몬테레이로 이주했다. 몬테레이에도 한인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최근 몬테레이 기아자동차 공장설립으로 교민들이 주변도시는 물론 제3국에서도 많이 몰려오고 있다.

한인회는 친목단체로 우리 같은 외국인 처지에서는 자기보호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단체라고 생각한다. 즉 누군가가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가 필요하다. 땀삐코의 경우 POSCO의 후원으로 한인회가 태동되었으며 상업에 종사하는 일반 교민들로만 구성되는 한인회보다는 진출 기업들도 동참하는 친목단체로 한인회의 존재는 분명 필요하다.

 

*몬테레이에 거주하는 기존 교민들과 새로 유입된 교민들 간의 화합문제가 대두되는데?

-한인회는 누군가가 구성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한데 기존 교민들이 외부에서 유입된 교민들에 대해 기득권 행사를 하면 어렵다고 생각한다.

모두 터놓고 함께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동참하는 의식이 필요하다.

또한 한인회는 발로 뛰는 인물이 필요하다.

 

*기업의 동참을 유난히 강조하는데 이유는?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한인회에 대한 관심은 필수적이다.

교민들이 가지는 국적기업의 관심도와 또 이들 기업의 관심은 서로 이익이 부합하는 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교민들에 대한 지역 여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서로 보호하고 보호 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는 것이다.

한인회는 없을 때보다 존재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 기아차 공장 건설지역인 PESQUERIA APODACA는 한국인들의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 경찰과 충돌을 많이 일으키고 있다. 이런 문제도 한인회가 구성되어 있으면 이들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 갈수가 있다. 그 구심점 역할을 한인회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굳이 일반교민들의 친목단체인 한인회에 관심을 둘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기업체나 기업체에 부속된 관련 직원들은 정해진 파견기간을 채우고 떠나면 그만이다. 그러나 일반 교민들은 여기서 살아야 할 사람들이다.

떠나면서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기고 떠나는 경우도 많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교민들이 받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기업체 근무자를 대상으로 멕시코 문화를 모르는 기업체의 단기체류자들을 위한 해당지역 특성을 홍보하면서 사전 문제예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몬테레이 한인회가 구성된다면 기아차와의 협조관계가 필수라고 보는가?

-기아자동차가 몬테레이에 진출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일반교민들로 인해 문제가 발생해도 한국기업인 기아차의 대외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서로 협업하면서 한인회가 구성, 운용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몬테레이 한인회 발족은 기아차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아차의 이미지 개선과 몬테레이 교민들의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재정적인 부분에서 현지 진출업체의 후원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멕시코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공업지대인 몬테레이는 지금 천지가 개벽하는 양 교민들의 수가 급격이 늘어나면서 일부에서는 멕시코시티를 넘어서는 교민사회로 발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늘도 식당이든 숙박업이든 새로운 신규업소가 생겨나면서 ‘뉴 코리아타운’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적어도 한국인들에 있어서는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교민들도 기아자동차 공장설립 이전과 이후로 뚜렷이 양분되면서 늘어난 교민 수만큼이나 한인회 구성에는 복잡한 셈법이 등장해야만 가능할 전망이다.

4.땀삐코 (Tampico)

땀비코는 POSCO(포항제철) 가 단연 돋보이는 유일 무일한 기업이다.

포스코와 연관된 기업들이 진출했다가 공장이 완공되면서 지금은 대부분 철수하고 그동안 남아있는 그 일부마저 몬테레이 기아차 공장건설 특수를 노리고 이주하면서 지금은 공동상태의 한인회로 남아있는 지역이다.

 

초대 한인회장으로 홍연표씨가 재임했으나 최근 그가 몬테레이로 완전 이주를 하면서 한인회장직은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있다. (아직까지는 홍연표씨가 한인회장 직함을 보유하고 있다)

 

땀삐꼬에 16년째 거주하면서 한인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인 김용찬(59년생) 하림중기 대표가 본지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SK 마데로 정유공장 건설프로젝트로 멕시코로 온 이후 2002년 건설공사가 끝나면서 사우디로 발령 나자 그는 사표를 내고 멕시코에 잔류했다.

 

이후 땀삐코로 이주, 포스코 건설에 하청업체로 참여하면서 회사를 키웠다는 김대표는 몬테레이에도 지사를 설립 왕성한 활동으로 사업영역을 넒혀가고 있지만 “우리가 남이가” 하는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건설 프로젝트 당시 가장 많을 때 교민수가 약 400여명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모두 떠나고 포스코 주재원을 포함한 70여명이 남아서 한인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08년 공식적인 땀삐코 한인회 출범이 이루어진 후 홍연표(몬테레이 함지박 대표) 회장체제로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나 최근 홍연표 회장이 몬테레이로 완전 이주하면서 침체기에 빠졌지만 한인회의 명맥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그의 뜻은 확고해 앞으로 한인회 활동에 그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인회는 순수 교민중심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면서 그 이유로 주재원은 수시로 근무지가 바뀌면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실제적으로 한인회 활동에 제약이 많이 따른다“ 는 점을 꼽은 그는 특히 ”교민들의 문제가 발생 시 자체적으로 서로 도우면서 해결하는데 있어 한인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땀삐코 한인회는 정식으로 등록이 된 상태로 이는 멕시코 내에 있는 순수 교민단체로서는 3번째에 해당하는 공식적인 한인회 단체로 구성돼있다.

 

당시 포스코 공장건설이 시작되면서 지역사회에 기업이미지 제고와 지역민들과 교민들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한 구심점으로 한인회 설립을 종용하던 포스코가 재정적인 면에서 후원자를 자처하면서 일사천리로 한인회가 결성, 등록된 경우로 기업이 적극적으로 한인회 활동에 참여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땀삐코가 꼽히는 이유다.

 

후덥지근한 땀삐코의 날씨는 그야말로 한국의 여름철 날씨와 흡사해 처음 방문할 경우 “적응이 싶지 않겠다‘ 는 물음에 “바닷가를 끼고 있는 도시는 35도를 오르내리고 한낮의 체감온도는 45도에 이를 만큼 무덥지만 오래 살다보니 견딜만하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처럼 대기업의 진출로 잠시 반짝했다가 이제는 순수 교민들만 남아있는 이 지역에도 당시 포스코 법인장의 노력으로 번듯한 교회가 건축되어 그날의 영광을 보여주고 있지만 현재는 한인교인 25여명과 현지인 70여명이 참석하면서 많이 위축이 된 상태다.(교회명: 땀삐코 은혜의 교회)

교회 내에서 한글학교를 운영하면서 한국인 자녀들의 정체성을 위한 교육 또한 소홀하지 않지만 당분간 교민 증가요인이 없어 앞으로 땀삐코의 한인사회는 크게 확대, 발전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고 김대표는 전한다.

 

그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땀삐코 포스코 제2공장 건설이지만 이는 언제 이루어질지? 또는 아예 없던 일이 될지는 누구도 장담 못하기 때문에 자신 역시 기아자동차가 진출한 몬테레이에 지사를 설립, 일주일에 한 번씩 먼 길을 왕래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5.띠후아나 (Tijuana)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띠후아나는 땅만 멕시코이지 사실상 미국 생활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현지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80년대 이후부터 진출하기 시작한 상성과 현대 그리고 50여개의 협력업체에 소속된 주재원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띠후아나 한인회는 정식 발족이 되면서 명목상 운영이 되고 있지만 자영업 교민은 거의 없어 대표성만 가진 한인회로 유지되고 있는 정도다.

 

2010년 대사관의 권유로 한인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으로 지금까지 재임하고 있는 강정부 한인회장(44년생)은 띠후아나 이주 43여 년째에 접어드는 이민 이력에서는 멕시코에서 최고참에 속하는 원로 교민이다.

외국어대 스페인어과(63학번)를 졸업한, 당시로서는 드물게 정식 고등교육과정을 마친 인텔리다.

멕시코인 여성과 결혼, 현재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그는 나이에 비해 정정할 뿐만 아니라 다부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대사관 순회영사업무가 이루어지면서 대사관의 권유와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띠후아나 한인회에 관심을 가지는 일부 인사들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을 인식, 교민들 추천으로 2010년 현 강정부씨를 선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 10여개의 교민식당이 있지만 대부분 영세업체로 교민 수에 비해 식당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미국과 가까워 교민을 상대로 한 식품점 등 자영업은 쉽지 않으며 멕시코의 부가세가 16%에 달하지만 미국은 8%밖에 안 되기 때문에 값싸고 품질 좋은 미국으로 상품구매가 일상회 되어 있단다.

 

멕시코에서는 매년‘BUEN FIN’ 으로 할인행사를 하지만 그래도 미국이 더 싸 연말에 미국으로 들어가려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뤄 3~4시간씩 국경에서 대기할 정도로 혼잡하다고 귀끔 했다.

 

현재 총 교민수 500여명이지만 이 가운데 자영업을 하는 교민 수는 2~3명에 불과할 정도로 나머지는 모두 기업체에 속한 인원이라고 밝혔다.

 

한인회 활동과 관련 가장 큰 행사인 현지 한인후손과 교민들이 참여하는 ‘추석행사’와‘K-POP’행사를 꼽은 그는 앞으로 현지 진출 기업들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할 목적으로 ‘친선 골프대회’ 개최를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소문으로만 듣던 띠후아나의 치안상황과 관련, “일반인 범죄가 많은 시티와는 다르다“ 면서 ”이곳은 마약 조직들의 영역 다툼이 치열해 치안불안도시의 오명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인 근로자들에게 초기에는 마약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중독으로 유도, 이들이 마약을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마약 범죄단의 교묘한 상술로 인해 많은 현지인들이 마약중독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고 전했다.

 

현재 한인회 임원 대부분이 기업체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초기의 철저한 미국의 영향아래 미국식 삶을 살았다면 지금은 상대적으로 값싼 띠후아나 현지에서 거주하면서 현지화로 유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그는 판단했다.

 

특히 과거 비자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할 당시에는 띠후아나가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경유지였지만 지금은 무비자 정책으로 이런 교민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상황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한인회 주요행사로 자리잡은 추석행사는 한국인 200여명과 에니껭 후손 및 현지인 약1,000여명 등 약 1,5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지만 행사 경비를 마련하는 일이 힘들었다“ 는 그는 여기는 외국이고 우리는 외국인인 만큼 주위 현지인과의 유대관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문화를 알리는 계기도 되는 만큼 현지 진출 기업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6.오하아까 (Oaxaca)

오하까는 멕시코의 중남부도시로 지역특성상 교사들의 파업이 연중 끊이지 않게 일어나는 대표적인 도시이며 과거의 문화유산이 잘 보존된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이런 곳에도 한국인들이 센트로 주요 길목에 위치한 목 좋은 가게를 얻어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우리민족, 한국인들의 근면성과 적극성, 이재에 밝은 우리만의 타고난 끼(?)를 새삼 엿보게 된다.

 

물어물어 찾아간 오하까 센트로는 생각과 달리 매우 소탈하다고나 할까?

크게 번화한 거리가 없어 좀 실망스럽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 의외의 모습이었다.

 

그 중에서 꽤 괜찮은 위치에 가게를 열고 있는 한 교민은 이곳에서 8년째에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직접 오하까로 이민 온 경우였다.

 

그 멀고도 먼 한국에서 이곳 지방도시 오하까까지 온다는 생각을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에 친척의 소개로 오게 됐으며 이제는 제2의 고향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갖 결혼해 첫딸을 얻은 기쁨에 그는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또 다른 교민은 “한국인들이 너무 배타적이라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는 말로 최근의 그가 겪은 일을 털어놓는다.

바로 이웃에 한국인이 새로 가게를 열었다기에 방문하니 반갑기는커녕 “왜 왔느냐?”는 투여서 상당히 충격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많지 않은 한국인들끼리 서로 모여 애기도하고 어려운 점은 서로 도와가면서 살고 싶지만 무슨 이유인지 마음의 문을 닫고 심지어 일본인 행세를 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배타적이어서 지금은 아예 왕래조차 안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방에 내려가 보면 몇 가구 안 되기에 서로 자주 방문하면서 잘 지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의외로 이들은 전혀 왕래하지 않고 각자 자기들만의 생활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오하까도 총 6가구 정도가 장사나 기타 선교명목으로 자기 일을 하고 있지만 왕래는 한 두 가정만 하고 나머지는 서로 모른 체 살아가고 있어 참 의아하다는 생각이 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초기의 2~3가정에서 지금은 6가구로 늘었지만 아직은 한국인이 별로 없는 지역으로 오하까는 낯설고 물 설은 타향에서 마음마저 서로 끊고 살아가는 그들을 보면서 서로 도우며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같은 종류의 제품을 팔다보니 어려워서, 또는 가격경쟁 때문에 애써 모른 체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오래전에 왔다는 한 교민 이민자의 설명이 그럴 듯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인회라는 거창한(?) 조직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구심점의 역할만 해준다면 외로운 타향살이 함께 서로 정 나무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해 볼뿐 오하까는 또 그렇게 마무리를 지울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 주요도시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한인회를 모두 추적해 보았다.

 

시티는 규모나 여건 면에서 타 도시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조건으로, 한인회는 대표적인 교민 친목단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대표성 있는 단체로 인정받고 있지만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이번 취재를 통해 정확한 실상을 알게 되었다.

 

분명한 것은 한인회라는 조직은 우리들만의 친목단체를 넘어 현지 진출한 기업들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교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는 점과 K-POP 등 현지인들과 함께 공유하는 행사를 통해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일선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들이 거주국에서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각종 문제들과 교민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벅찬 일련의 사건 사고에 공동으로 대처함으로써 우리들의 권리를 찾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또한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7.엔세나다 (Ensenada)

띠후아나에서 1시간30분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아름다운 항구를 끼고 도시가 형성된 엔세나다는 멕시코 포도의 약 75%가 생산되는 대표적인 포도 주산지다.

따뜻한 기후와 바닷바람이 선선하게 어우러지면서 포도생산에 가장 적합한 기후를 제공하면서 이곳에서 나는 포도로 만들어지는 포도주 역시 멕시코를 대표하는 포도주다.

시내를 들어서면서 바닷가를 바라보는 언덕배기에는 깔끔하고 세련된 주택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기에 물어보니 외국인, 특히 은퇴한 미국인들이 노후를 보내기 위해 지어진 집들이란다.

 

깔끔한 도시풍경과 소깔로에 해당하는 광장에는 대형 멕시코 국기가 바닷바람에 펄럭이면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작은 항구도시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관광 크루즈선이 매주 2회씩 이도시를 방문하면서 관광객을 내려놓아 이들 관광객들이 뿌리고 가는 달러가 지역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이 작은 도시에서 달러가 멕시코 페소와 함께 공용화폐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작은 도시치고는 상당한 매력을 주는 도시라고 할 수가 있겠다.

 

또한 관광도시답게 다른 문화에 대해 개방적이어서 외국인이 이곳에서 사는 것에 큰 불편함이 없을뿐더러 공직사회도 일반적인 멕시코 공무원들보다 훨씬 정직하고 업무처리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급(?)이 다르다고 동행한 안내인이 귀뜸 해준다.

종종 눈에 띄는 미국번호판 차량이 이곳이 미국인들이 많이 방문한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그런 이유인지 치안도 확보되어있어 안전하다고 한다.

 

현재 한국인은 약 150여명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봉제관련 업종에 근무하면서 주말이면 거주지가 있는 미국으로 돌아간다. 미국과 거리가 가까워 거주지는 미국에 두고 근무만 이곳에서 하기 때문이다.

일부 한국인은 수산물을 한국으로 수출하면서 이곳에 터를 잡고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의류관련에 속해 있다.

 

한국식당이 유일하게 한군데서 영업 중으로 필자가 방문한 날에 크루즈 선에서 내린 한국인들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시티와 2시간의 시간차가 나면서 버스나 비행기 탑승시간에 혼선이 오기도 했지만 한번쯤 방문해볼만한 도시로 멕시코시티에서 비행기로 띠후아나로 간 후 공항에서 엔세나다로 가는 직행버스를 타면 어렵지 않게 도착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곳에서는 한국인들이 미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각종 수출상품을 제조해 왔지만 경기는 예전만 못해 많이 위축된 상태라고 한다.

한국인들과의 교류는 거의 없어 식당에서 만나면 인사하는 것으로 서로 안부를 묻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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