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부가 추진했다는 이유, 특히 부패한 정권이 나눠먹기식으로 업체를 선정했다는 의혹에 현 정부에서 잊혀지다시피 했지만 최근 이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염두에 둔 정부의 의견이 반영되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시티-케레타로(México-Querétaro) 여객 열차에 대한 기술 연구가 5개월 이내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잠복되어 있는 프로젝트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CPKC(Canadian Pacific Kansas City) 자회사인 멕시코 회사 Kansas City Mexico를 통해 연말까지 프로젝트의 관리, 비용 및 자금 조달에 대한 초기 계획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중인데 이 결과가 5개월 이내, 즉 연말 이전에 마무리 된다는 의미다.
시티와 케레타로는 많은 물동량이 고속도로를 통해 운송되고 있는데 이미 도로가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열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은 역시 비용문제로 "기존 지상 철도망을 이용하여 연결을 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원래 두 주(州)를 연결하는 고속철도로 구상되었지만, 호르헤 누뇨(Jorge Nuño) 국토교통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따르면 현 정부는 다른 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뇨 장관은 "케레타로까지 1시간 30분 이내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고속 열차가 아니라 교외 열차와 같은 통근 열차가 필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교외 열차는 멕시코 주 멕시코시티 북쪽 교외 지역인 Cuautitlán에서 멕시코시티 중부 Cuauhtemóc 자치구의 Buenavista 역까지 운행하는 통근 노선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멕시코-케레타로 노선도.
멕시코-케레타로 기차 노선은 처음 계획과는 달리 연결지역이 늘어나면서 비용도 상당히 증가하게 되는데 정부의 예산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페스 오브라도르(López Obrador) 대통령은 지난 5월2일 CPKC와의 협력 가능성을 처음으로 발표했는데 이 회사는 주로 화물 운송에 관여하지만 멕시코 시티에서 Querétaro까지의 Juárez-Morelos 철도 노선에서 화물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에 선택되었다.
멕시코시티에서 수도 북동쪽으로 250km 떨어진 케레타로까지 고속 여객 열차를 운행하자는 아이디어는 페냐 니에토 대통령 행정부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당시, 중국-멕시코 컨소시엄과 3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건설 계약을 체결했지만 2014년에 취소되었고, 예산 삭감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20년 10월 민간 부문과 함께 개발할 투자 패키지에 이 프로젝트를 포함시키면서 본격적인 부활 신호가 켜졌는데 이번에 더욱 구체적인 일정이 공개된 것이다.
2024년 대선의 유력한 후보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도 차기 연방 정부의 우선 순위로 이 프로젝트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힘을 실었다.
Kansas City Mexico의 협력 확정 이후 멕시코 철도협회 Iker de Luisa Plazas 총재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고속철도 연결을 위해서는 현재 제안과는 다른 노선이 필요할 것"이라며 "철도는 멕시코의 도시 및 도시 간 교통을 개선하기 위한 더 광범위한 프로젝트의 한 요소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는 이동성에 대한 수요가 도시 간보다 도시 내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시내와 직접 연결되어야만 실효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도 정부가 가장 고민스러워 하는 점이 예산이기 때문에 최종 결정까지는 많은 변수가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차라고 해서 장거리 여행에 대한 낭만적 인 생각을 버려야 하며 비행기와 경쟁 할 정도로 길지도 않고 버스와 경쟁 할 정도로 짧지도 않은 거리에서 실행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야한다"는 의견도 이와 같은 고민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주요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잊혀질 것 같던 철도 프로젝트가 갑자기 부활 한 것도, 연말 이전에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것도 대선을 염두에 둔 인기영합 정책이라는 정치권의 비판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정부사업이라는 점에서 어떤 경우라도 차기 정부에서 마무리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