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모두를 국민들이 직접투표로 뽑는다는 개혁 법안이 통과되면서 여당 주도의 선거 절차가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야당과 일선 판사들의 반발이 상당해 과연 여당 뜻대로 선거를 통한 사법 개혁이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멕시코 정국은 연일 이 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내년인 2025년 6월1일이 투표일로 정해진 가운데 판사들에 대한 직접투표가 눈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러가지 변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판결의 최정점에 있는 대법관들이 사퇴를 표방하며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멕시코 대법관의 임기는 15년이다.
임용시기가 각각 다른데 Norma Piña 대법원장의 경우 2023년1월2일 취임했기 때문에 이전 재임기간을 포함하여 2030년 까지가 법정 임기지만 역시 내년 8월에 물러나야 한다.
어제 날짜로 법관의 핵심인 11명의 대법관 중 야당 성향의 8명이 사퇴의견을 나타냈다.
(나머지 3명의 대법관은 여당 성향으로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2025년 임시선거에 출마하지 않거나 당선되지 않아 직위를 마친 대법원장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퇴직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지난 9월 15일 연맹 관보에 개혁안이 게재된 것도 대법관의 조기 사퇴 결심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관보에 따르면, 내년 8월까지 임기를 마치고 출마를 하거나 출마 후 낙선하였을 경우에만 퇴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야당 성향의 대법관들이 일제히 선거에 불출마 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일종의 압박인 셈이다.
대법관들의 결심은 결국 일선 법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현재까지 절반 이상의 법관들이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현재, 멕시코는 판사를 직접 선출하고 임기도 줄인다는 사법개혁 법안에 반발해 재판을 보이콧하면서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판사들에 대한 선거일이 내년 6월1일로 당선된 법관의 공식 취임은 8월25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약 10개월 간은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통령은 절대 신분상 불이익이 없다고 업무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이미 법안이 통과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은 상당하다.
대법관들은 자신들의 임기가 줄어드는 만큼 퇴직금으로 보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여당은 이를 거부하고 있어 상원의 모레나당 의회 조정관인 Adán Augusto López와 사퇴 시기를 두고 협상을 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PRI, PAN, MOVEMENT CIUDADANO 등 주요 야당도 일방적으로 통과된 사법개혁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법관들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여당이 돌파해야 할 난관이다.
현재, 멕시코 연방 사법부(PJF)는 1,690명의 판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2025년 6월2일에 첫 선거를 시작으로 향후 2년 동안 모두 직접 투표로 뽑게 된다.
법관수도 현재 대법관(Ministro) 11명에서 9명으로, 고등법원 판사(Magistrado) 942명에서 94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지방법원 판사에 해당하는 Jueces는 현 정원인 737명 그대로 유지된다.
사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판사 직접 선출은 2025년 6월 1일로 첫 번째 선거에서는 대법원(SCJN) 대법관 9명과 선거관리재판의 치안판사, 사법규율법원 판사 등 전체 법관 중에서 과반수가 선출 될 예정이다. 나머지 판사를 뽑게 되는 두 번째 선거는 2027년에 치러지게 되는데 최종 선거로 선출될 판사는 1686명에 이른다.
지원자 등록은 오는 11월 24일 까지 이며 심사를 거쳐 최종 명단에 오른 사람들에 대해서 상원은 목록을 통합하여 내년 2월12일까지 중앙선거 관리위원회(INE)에 보내는 것으로 접수는 완료된다.
선거를 통해 판사직을 희망하는 경우 후보자에 대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지원자는 해당 직책과 관련된 과목에서 최소 8점의 학점을 받은 법학 학위 소지자
2. 5년의 법률 실무 경력
3. 자기 소개서 작성 및 최소 5개의 추천서 제출
4. 현직 판사, 대법관 및 치안판사는 추가 요건이나 평가 없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5. 선거운동은 허용되지만 공공 또는 민간 자금을 받거나 광고를 할 수가 없으며, 정당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가장 핵심은 누가 과연 판사 선거에 출마할 것이냐 인데, 현재 전체 법관 중 절반 이상이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모집 정원을 채울수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사전 후보로 등록하게 되는 10,152명 중에서 자격 등 적합도 심사를 통과한 최종 인물이 선거에 나서게 되는데 하원과 상원의원 추천을 받아야 하는 등 자격조건도 까다로워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개혁법안은 추천인 자격과 추천인 수가 명시되어 있어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선거에 나설 인물이 과연 등록 이전에 가능한가인데 현재의 분위기라면 이 숫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현직 판사들의 선거 불출마 선언과 야당의 비협조로 멕시코 역사상 최초의 법관 직접 선출은 상당한 기간 동안 내홍을 앓으면서 사법부의 행정마비 등 큰 혼란으로 갖 출범한 현 정권의 위기 관리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