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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USMCA 자동차에 '미국산 부품 50%' 요구…멕시코 생산기지 직격탄 우려

7월 27일
2분 분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멕시코명 T-MEC) 개정 협상에서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미국산 부품을 최소 50% 사용하도록 하는 새로운 원산지 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와 함께 자동차의 북미산 부품 비율도 현행 75%에서 82%로 높이겠다는 입장이어서 멕시코 자동차 산업과 부품 공급망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현행 USMCA는 자동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차량 가치의 최소 75%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 3개국에서 생산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한 국가에서 반드시 생산해야 하는 비율은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서 조립된 차량이라도 북미 3개국에서 생산된 부품 비율이 75%를 넘으면 미국 수출 시 원칙적으로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는 이러한 ‘북미 지역 중심’의 규정을 ‘미국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미국 측 구상대로라면 자동차 전체 가치 가운데 적어도 절반을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과 소재로 채워야 하며, 전체 북미산 부품 비율도 82%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이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업체가 멕시코에 운영하는 조립공장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원산지 기준을 강화하는 것 자체에는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산 부품에만 별도의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에는 반대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북미산 부품 비율을 90%까지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멕시코에서 생산된 부품 역시 미국산과 동등하게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산지 규정은 어디까지나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을 하나의 생산지역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자동차 산업이 멕시코 제조업과 수출을 떠받치는 핵심 부문이기 때문이다. 멕시코에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업체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BMW, 아우디, 닛산, 도요타, 기아 등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가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에서 공급되는 부품을 결합해 완성차를 생산한다.


미국산 부품 50% 규정이 도입되면 자동차업체들은 멕시코 현지 부품을 미국산으로 교체하거나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를 부담해야 하므로 멕시코 생산비용 상승과 신규 투자 감소, 일부 생산라인의 미국 이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동차 조립공장과 연결된 멕시코 중소 부품업체의 일자리와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미국산 부품을 멕시코로 먼저 수출한 뒤 현지에서 자동차를 조립해 다시 미국으로 보내는 물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동일한 부품이 국경을 여러 차례 오가는 북미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운송비와 행정비용이 증가하고, 원산지를 증명하기 위한 기업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요구에는 멕시코를 통한 중국산 부품과 자본의 북미 시장 우회 진입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 미국은 최근 멕시코에서 중국산 자동차와 부품의 비중이 확대되는 상황을 경계하면서 USMCA의 원산지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멕시코 무역적자를 축소하고 자동차와 부품 생산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것을 협상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멕시코는 원산지 규정에 관한 양보에 앞서 미국이 멕시코산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등에 부과한 국가안보 관세를 철회하거나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일방적인 산업별 관세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미국산 부품 사용 비율까지 강제할 경우 멕시코만 이중으로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과 멕시코는 오는 9월 워싱턴에서 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국은 2026년 말까지 잠정적인 합의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자동차 원산지 규정과 관세, 노동·환경 기준 등을 둘러싼 이견이 커 전체 협상이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산 부품 50% 요구가 관철될 경우 USMCA가 표방해 온 북미 공동생산 체제가 약화되고 사실상 미국 제조업을 우선하는 무역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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