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25% 부과가 한 달간 유예되면서 멕시코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돋보이고 있다.
미국의 관세 압박이 현실화 된 후 그동안 물밑에서 협상을 벌여온 멕시코 정부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대응책을 준비하면서도 가능하다면 관세가 철회되는 방법을 강구하느라 전 부처가 관련 문제 해법에 지난 몇 주간 몰두하면서 고민을 해 왔었다.
그러나, 트럼프에 의해 관세 부과가 발표되자 멕시코도 곧 바로 '보복관세'를 검토했지만 쉬운 카드는 아니었다. 우선 멕시코에 투자한 대규모 외국 자본 대부분이 미국으로 수출을 염두에 둔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고율의 관세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 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투자한 기업은 물론, 신규 투자가 예정되어 있는 외국 자본의 이탈로 이어져 멕시코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복관세로 대응하기 보다는 고율의 관세를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방법이 최선이었던 것이다.
멕시코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무역 적자'(2024년 미국은 멕시코로부터 수입 505,851억 달러, 수출은 334,042억 달러 약 171억 달러의 무역 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를 우선적으로 거론했지만 이보다는 멕시코 국경을 통해 넘어오는 불법체류자 문제와 마약조직의 마약 공급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미온적인 단속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해법은 간단했다.
일단, 남부 국경에서 올라온 이주민들의 미국 입국을 막는 한편으로 마약 조직의 멕시코 국경에서 활동을 단속하기 위해 불과 하루만에 1만여명의 군인을 국경 도시로 파견하여 치안 확보에 나선 것이다.
즉, 한 달간 관세부과를 유예받는 대신 멕시코 정부는 실체적인 단속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데 대규모 군인 파견이 외형상으로는 가장 돋보이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이번에 파견된 군인 1만여명은 각 주에서 차출하였으며 국경 주요도시 18곳에 집중 배치될 예정이다. 임무는 펜타닐, 기타 마약 및 불법 이민의 흐름 차단이 목적이다.
멕시코 정부의 신속한 대응 조치에 따라 수 천명의 주 방위군(NG)이 항공과 육로를 통해 북부 국경에 배치되었으며 남부 국경에서 올라오는 이주민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단속으로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
효과는 당장 나타나고 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미국행이 어려워진 중남미 인들이 중간 기착지였던 멕시코에 정착의지를 밝히면서 미국행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특히, 군인파병으로 국경지역이 더욱 강화되면서 밀입국이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멕시코 정부도 이들에게 1년간 합법적인 거주 허가를 내주면서 정착을 돕고 있다. 이 역시 미국행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마약원료 공급지인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미국 정부를 의식해 멕시코 정부는 항만을 중심으로 원료 반입을 막기 위한 조치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제품에 대한 밀수입 단속이 부쩍 강화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마디로 미국의 비위를 최대한 맞춰 '고관세 부과' 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자는 것이 멕시코 정부의 전략인데 주어진 한 달간의 유예기간 동안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느냐가 핵심 포인트다.
한 달 간의 유예조치에 반색하는 쉐인바움 대통령의 활짝 웃는 얼굴 표정이 언론에 도배가 되면서 한 숨 돌린 모습이지만 '관세철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멕시코 정부의 다음 수순이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