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현 정부의 권력남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까지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법 개혁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대마초 합법화, 주방위군의 국방부 이전 등의 문제에 대한 7건의 대법원의 판결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은 행정부와 입법부가 법원을 모독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마초의 합법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추진한 연방 프로젝트와 업무를 국가 안보로 분류하겠다고 선언한 것인데, 국가 안보는 법원의 판결이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방위군의 운영 및 행정 업무를 국방부(세데나)로 이관하는 것과 같은 문제에 관한 7건의 법원 판결(2019년부터 현재까지 일부 판결)에 대한 것이다.
협의, 자유, 정보, 문화적으로 적절하고 선의에 관한 일반법에 대한 연방 차원의 입법 의무, 국가가 주택에 대한 공공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판결, 투명성, 정보 접근 및 개인 데이터 보호를 위한 국립 연구소 (INAI) 본회의의 공석을 임명하는 상원의 의무 및 수자원에 관한 일반법 승인 등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물론 집권당 의원들은 사법부(대법원)가 “부패와의 싸움을 중단하고 족벌주의로 돌아갔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판사와 치안판사는 “헌법을 존중할 이중의 의무가 있다”고 오히려 대법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헌법학자이자 변호사인 UNAM 교수 프란시스코 부르고아(Francisco Burgoa)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대법원의 판결을 거부하면서 사법부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논리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절대적 권력과 의원들의 면책특권으로 법원의 권위를 무시하는 오만함" 이라고 비판했다.
2020년 11월 19일에는 상원이 연방 대마초 규제법을 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논쟁 끝에, 국가 최고 법원 (2021 년 6 월)은 보건부가 오락 목적으로 마리화나의 자가 소비에 대한 허가를 금지하는 조항을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대마초 재배, 수확 및 마케팅에 관한 새로운 법률을 의회가 제정하도록 명령했다.
가장 문제가 된, 2022년 현 정부가 방위군을 국방부 소속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국가안보로 규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추진하자 대법원은 이를 위헌으로 규정, 무효화 판결을 내리자 정부와 대법원은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상황까지 가게 된 것이다.
지금 멕시코 대통령은 재집권을 달성하면서 임기가 끝나기전 그토록 원했던 판사에 대해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물갈이 하려고 의회와 세윈바움 당선자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쉐인바움 당선자는 "국민들에게 의사를 물어 보겠다" 며 이 문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전체 응답자 1,195명 중 약 80%가 법관의 직접 선출에 대해 찬성의사를 나타냈다.
이문제는 결국 현 대통령이 바라는대로 직접 선출로 헌법이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의미는?
2023년 2월5일, Andrés Manuel López Obrador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Qeuretaro에서 열린 '1917년 헌법 공포 기념 행사' 에서 대통령 입장시 모두가 일어섰지만 Norma Lucía Piña Hernández 대법원장만 홀로 자리에 앉아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장으로 사법부 수장인 자신의 자리를 대통령 옆자리가 아닌 내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옆에 배치하자 이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과 독립적인 대법원의 가치를 내보이고자 했던 대법원장의 의도된 행보라는 두 가지 해석이 있었지만 당시 상당한 논란이 일어났었다.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자, 대통령은 "과거 정권에서는 대통령의 절대 권위에 모두가 순종했지만 현 정권은 모두를 존중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자랑스러운 장면" 이라고 애써 너그러운 평가를 내놓기도 했지만 대통령과 대법원장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헌법을 바꾸면서까지 이같은 법관의 직접 선출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좌파 정권인 현 집권당의 '영구집권' 이라는 목적이 없으면 어려운 부분이다. 정권이 바뀌면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를 여론조사상 70%가까이 현 정권을 지지하는 만큼, 직접선출은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법관을 채울 수 있어 결국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현재, 멕시코 대법원 대법관은 정원이 11명으로 임기는 15년이다.
이중에서 6명은 이전 정부인 칼데론, 페냐 니에또 정부에서 임명된 경우고 나머지 5명은 현 대통령이 임명했다. 결국 정부의 주요 정책을 두고 표결에 들어갈 경우 6:5로 번번히 부결되면서 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왔다.
특히, 대법원장인 Norma Pina는 야권 성향의 인물로 총선 기간중에 야당 당수와 사석에서 "현 집권당인 모레나(Morena)당을 싫어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과 집권당으로부터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대법원의 판결까지 무시하는 현 정부와 집권당은 좌파정권의 영구 집권 시나리오를 큰 틀에서 조각을 맞춰가고 있는데 법관의 직접 선출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정치권의 해석은 그래서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