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상을 통해 의회에서 연설하는 젤렌스키 대통령, 그는 멕시코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되찾을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어제 멕시코 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연설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의 완전한 회복과 러시아 군대 철수 등을 요구하는 10개 항의 조건을 설명하면서 전쟁 종식을 위한 자신의 평화 계획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평화는 대체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침략자)악은 반드시 패배해야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이미 라틴 아메리카 공동체에 특별 정상 회담을 통해 영토 보전, 민족 간의 평화와 존중, 국가 주권이라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단합된 목소리를 내자고 제안한 바 있다" 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멕시코의 리더쉽이 필요하다" 면서 "(멕시코가 도움을 준다면) 훨씬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초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투표에 참여한 멕시코 정부에 감사를 표하고(러시아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제명하는 투표에서는 기권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도 사의를 나타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은 멕시코내에 찬, 반 양론으로 갈라진 의견들로 표출되고 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한 날인 2월 24일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무부 장관은 침략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비난하면서 공식적인 멕시코 정부의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동유럽 국가에 무기를 보내달라는 우크라이나 의원들의 요청을 거부하고 러시아에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22년 3월 4일, 결정 당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우리는 어디에도 무기를 보내지 않으며, 우리는 평화주의자"라고 말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22년 이곳 유엔에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침공이 처음 발생했을 땐 이를 비난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중립'을 표방하며 전쟁관련 어떤 입장도 나타내지 않고 있다. (SRE/페이스북)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에 비판적이었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 제안을 내놓았는데 '크라이나의 대화와 평화를 위한 위원회' 구성이다.
"인도 총리, 프란치스코 교황,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 위원회에 참여하여 젤렌스키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회담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같은 달 말 유엔 총회에서 이를 발표했다.
이같은 멕시코 정부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의 계획"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부한 바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개인적으로 비난하면서도 멕시코 정부의 공식 입장은 '중립', '비개입주의'를 외교 원칙으로 삼고 있어 젤렌스티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로 인한 입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당 내부에서는 러시아편에 서 있는데 멕시코주의 한 당 청년부는 러시아 침공에 대해 '도덕적, 정치적 지지' 를 표명했고, 집권 모레나 당과 동맹인 노동당과 제도혁명당 의원들은 1년여 전 멕시코-러시아 우호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전쟁와중에 멕시코-러시아 우호 그룹(Grupo de Amistad México-Rusia) 설치는 Alberto Anaya en San Lázaro가 주도 했다. 멕시코 주재 러시아 대사 인 빅토르 코로 넬리(Víktor Koronelli)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의원들이 포옹, 웃음, 셀카로 그를 맞이하자 크게 고무된 표정이었다. 노동자다(PT), 모레나당, 제도혁명당(PRI) 의원들이 참여했는데 대부분이 노동자당 소속이어서 사회주의 성향의 당 정체성과 맞는 활동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쟁 와중 임에도 멕시코-러시아 우호 그룹(Grupo de amistad Mexico-Rusia)이 만들어졌는데 회장은 노동자당(PT)의 알베르토 아나야 구티에레스(Alberto Anaya Gutierrez)부대표다. 집권당 소속인 모레나당 의원은 물론 일부 PRI의 의원들도 참여했다.
이러한 단체를 만든 이유에 대해 "멕시코가 평화와 중립의 역할을 유지하고 있으며 양측이 무기를 내려놓는 외교적 합의와 평화적 해결책을 희망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연간 47억 달러에 이르는 양국간 무역교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지난 4월 "이 우호 단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대신 "사람들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고 말해 동조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집권당인 모레나당 이그나시오 미에르 하원의장이 주재하는 하원의 초당적 정치 조정위원회 (Jucopo)는 성명에서 "목요일 행사에서 표명 된 의견은 멕시코 국가는 물론 의회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해 러시아에 기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멕시코 야당은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젤렌스키의 연설에 대해 국민행동당 부대표이자 하원의장인 산티아고 크리엘은 "멕시코 국가의 이름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장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여, 야의 입장차이가 있지만 실제 정부의 의견은 '중립'을 강조하고 있어 이번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화상연설은 최소한 멕시코 정부가 러시아로 기우는 것을 막아보자는 의미 그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