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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멕시코 데킬라 산업, 과잉생산으로 가격폭락

작성자 사진: 멕시코 한인신문멕시코 한인신문

멕시코 술을 상징하는 데낄라(Tequila)가 가격폭락으로 생산 농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과잉 공급 때문이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수출 농산품이기도 한 데낄라(Tequila)는 2020년 2억 8,670만 리터, 2021년 3억 3,940만 리터, 2022년 4억 1,890만 리터. 2023년 3억 7,650만 리터, 2024년 상반기(1월~6월)에 1억9600만리터가 수출되면서 해마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들어 데낄라의 원료가 되는 아가베(Agave)재배 농가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폭락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 농가의 증가는 2018년 미국에서 데킬라 붐이 일면서 시작된 것인데 몇 년이 지난 2022년 멕시코는 미국에만 3억 3,845만 650리터의 테킬라를 수출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이는 약 40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로 미국은 멕시코가 수출하는 테킬라 10리터 중 8리터를 구매하는 세계 최대의 테킬라 수입국이 된 것이다.


수출물량의 급격한 증가는 데킬라의 주원료인 아가베(Agave)의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면서 땅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서둘러 아가베 농작물을 심거나 관심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땅을 팔았다. 당시, 킬로그램당 약 30페소로 정점을 찍었을 때였다.


이같은 붐에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 중 의사나 치과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이 사업에 뛰어들며 아가베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실제, 2014년 3,180명이었던 용설란 생산자 수는 2023년 41,000명으로 10배 이상 급증한 사실이 이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몇 년 동안 이 지역은 농사지을 땅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기회주의적인 투자 회사들은 암호화폐와 유사한 거래 웹사이트를 만들어 아가베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따파티오스(Tapatíos/과달라하라 지역사람들을 지칭)지역 농민들을 선동하면서 재배에 나서도록 유도했다.


과달라하라와 데킬라 마을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에는 데낄라의 원재료가 되는 아가베가 가득 심어져 있다. 식물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청회색 바다를 이루며 할리스코 산맥의 기슭까지 이어져 있다. 길가에 있는 얼룩덜룩한 작물은 종종 울타리를 빠져나와 보도 위로 싹을 틔우고 지나가는 차들이 일으키는 먼지 속에서 자라기도 한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아가베 품종인 아가베 테킬라, 즉 파란 아가베는 테킬라의 주요 성분이다.

테킬라는 본래 나이트클럽의 샷잔에 담아 마시거나 마가리타에 섞어 마시는 파티용 주류였지만, 현재는 프리미엄 음용주로 자리매김했다. 오직 멕시코에서만 생산되고 있는 술이다.

현재 멕시코에는 약 2,000종류의 데낄라가 정부의 공식 인증을 받고 판매중이다.

재배는 멕시코 5개 주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는데 테킬라에 대한 원산지 명칭을 부여받은 181지역만이 재배 권한이 있다. 현재까지 할리스코(125개 지자체), 과나후아토(6개 지자체), 미초아칸(30개 지자체), 나야리트(8개 지자체), 타마울리파스(11개 지자체)가 이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국가는 데낄라 술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호하고 엄선된 제품을 생산하는데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용설란은 사막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설계된 식물로 성숙(수확)하기까지 최대 7년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작물을 심은 지 2년 후부터 데킬라 생산업체와 계약을 맺게 되는데 납품 당시의 시세로 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조항으로 인해 가격보호가 되지 않아 이처럼 공급량이 늘어날때 가격 폭락은 피할 수 없게 되는 맹점이 있다.


과잉 재배는 결국 2년 만에 현물 가격으로 킬로그램당 1~3페소까지 폭락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모든 농산물은 주기적으로 순환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당시의 분위기에 휩쓸려 너도나도 재배에 나선것이 '과잉생산' 이라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용설란 공급 과잉 위기를 불러일으킨 불운한 중산층이 지금 최대 재배지역인 할리스코 지역을 뒤흔들고 있다. 빌린 돈으로 용설란에 투자한 사람들이 많고, 일부는 집을 팔기도 하는 등 붕괴 직전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농민들이 재배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Diageo, Bacardi, Suntory, Pernod Ricard 등 다국적 음료 대기업들이 차세대 주류 시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데킬라 브랜드 인수, 대규모 증류소 건설, 생산 공정 기계화에 수십억 달러 투자가 한 몫 하기도 했다.


Diageo의 CEO는 2023년에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 2017년 10억 달러에 디아지오를 인수)가 설립한 인기 브랜드 Casamigos와 전통적인 브랜드인 돈 훌리오(Don Julio)를 통해 데킬라의 글로벌화를 약속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준 것이다.

붕괴 직전의 재배자에게 어두운 이면을 제공한 것은 이같은 유명인을 중심으로 한 데킬라 열풍이 있었기 때문이다.


데킬라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류이지만, 성장의 정점은 지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데낄라를 마시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기 전부터 데킬라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데킬라 양조업체와 오랜 관계를 맺어온 대형 생산업체들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만, 확실한 계약이 없는 농부들은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 용설란을 처분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할리스코 고지대의 용설란 생산자인 아가베로(agaveros/재배농부)들은 양조장에 떼낄라를 만드는 핵심원료인 피냐(piñas, 줄기를 잘라낸 용설란 뿌리가 파일애플처럼 생겨서 이렇게 부른다)를 사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서 소규모 농부들은 이미 용설란 작물을 포기하고 반쯤 자란 식물을 태우고 옥수수를 다시 심기 시작했다.


떼낄라 가격 폭등과 폭락은 업계에서 처음 일어난 일은 아니다.


원료인 아가베(Agave)가 부족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재배를 부추겨 공급 과잉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15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의 규모는 전례가 없다고 말한다.

호황기에 심은 용설란이 7년간 자라 판매시기가 다가오면서 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낄라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마시는 법도 함께 전파가 되고 있는데 소금을 손등에 뿌려놓고 데낄라 한 모금 마시고 소금을 조금 집어 삼킨다. 그리고 리몬즙을 짜먹는 것이 정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방법은 가난한 멕시코 농부들이 술안주를 마련할 수가 없어 이같은 방식으로 마시던 것이 유래된 것으로 여유 있는 사람은 푸짐한 안주를 벗 삼아 데낄라를 즐긴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한편, 지난달에는 과달라하라에서 테킬라 마을로 가는 고속도로를 따라 한 무리의 아가베 농부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는데 농부들은 아가베 가격 폭락의 원인으로 테킬라 규제위원회(CRT)를 지목하고 있다.


이들은 CRT가 대기업에 의해 너무 편중되어 있고, 과잉 공급 위기를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특히, 아가베 농장의 등록을 관리하면서 무분별하게 모두 받아준, 책임을 다하지 못한것이 가격 폭락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조직은 국제적인 수준에서 테킬라 원산지 명칭과 제품 인증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고 있으며, 제품이 업계 사양을 준수하는지 확인할 의무도 있다.


CRT는 국가 규제 기관이 아닌 "시민 사회 조직"으로, 1990년대부터 이 산업을 감독해 왔으며, 비록 지금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미국에서의 엄청난 성공과 시장 개방 추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시위 농부들이 주장하는 또 다른 하나는, 테킬라 생산에 아가베 설탕만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더 엄격한 규칙을 시행하는 것(현재 혼합 테킬라는 사탕수수 설탕이 49%일 수 있음)과 아가베 재배에 대한 중앙 통제다. 이를 통해 진입장벽을 높여 생산량을 조절 하라는 의미다.


비판이 일자 CRT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을 내놓았는데, 여기에는 계약 농업과 전략적 작물 계획을 촉진하고,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여 아가베 공급망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적하여 적절한 공급량 조절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즉, 재배 농가의 공급량을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큰 테킬라 제조업체인 Diageo는 멕시코의 테킬라 산업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빠르게 침투하여 인프라, 학교, 물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 대규모 증류소 및 아가베 농장을 건설했지만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역시 재고에 시달리고 있다.


멕시코인이 즐겨마시는 데낄라 종류: (사진 좌측부터)

1800, Don julio, Don ramon, Herradura, Silver patron,Jose cuervo, Gran centenario



가장 큰 원인은, 최대 수입국인 미국에서 데낄라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술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IWSR에 따르면 2023년에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주류의 양이 감소했고, 2024년 첫 7개월 동안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는 2023년에 5억9900만리터의 테킬라를 생산했는데 2024년에는 약 6분의 1이 재고로 남아 있는 상태다. 지금은 더욱 늘어나 연간 생산량과 거의 비슷한 5억 리터가 넘는 테킬라를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비 감소는 곧바로 납품 가격에 영향을 미쳤는데 원재료인 아가베 가격은 보통 킬로그램당 16페소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지만 3페소로 떨어졌다가 다시 30페소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2페소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가격이 더 낮아졌다는 결론인데 지금의 추세라면 역사상 가장 크고 가파른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떼낄라 원재료를 생산하는 아가베 재배업자를 포함, 생산업자들은 이같은 가격폭락에 이제는 분노라기보다는 체념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는 앞으로 몇 년간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데낄라는 전 세계 25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으며 수출량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다만,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소비감소 만큼 늘어나지 않아 앞으로 멕시코 정부는 더 많은 국가로 데낄라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10개 국가는 다음과 같다.

미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콜롬비아, 브라질, 캐나다 등이다.

(한국은 25위에 포함되어 있다.)


각 국으로 수출되는 데낄라도 그 나라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데 외국으로 수출되는 주요 데낄라 종류는 다음과 같다.

(사진 좌측부터) Jose Cuervo, Silver Patron, Sierra, Mariachi, San Jose, Tiscaz, Olmeca



Tequila는 멕시코의 어디에서 생산되나?


멕시코 정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되고 있는 자국산 알콜음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일부국가에서 비슷한 종류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원조는 멕시코다)


이에 따라 멕시코 정부는 국가적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생산, 관리 감독도 철저하게 유지하는데 현재 멕시코 5개 주에 대해서만 허가를 내주고 있다.


즉, 테킬라에 대한 원산지 명칭을 부여받은 지자체 181개를 선정하여 이곳에서만 재배, 생산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정부에 의해 허가를 받은 지역은 할리스코주 125개 지자체, 과나후아토주 6개 지자체, 미초아칸주 30개 지자체, 나야리트주 8개 지자체, 타마울리파스주 11개 지자체가 이에 해당한다.


매년 할리스코주 Pueblo Tequila에서는 11월말에서 12월 초까지 개최되는 'Feria nacional del Tequila(데낄라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행사에는 약 13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큰 성황을 누리고 있는데 데낄라 관련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시기에 멕시코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 번 둘러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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