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전, 대통령은 VIP석 대신 동네 공원으로 갔다

셰인바움 대통령, 화려한 행사 대신 GAM 지역 주민들과 함께 멕시코 승리 응원
2026 FIFA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11일, 멕시코의 시선은 아스테카 스타디움과 소칼로 광장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은 VIP석도, 정부 관계자들이 모인 공식 행사장도 아닌 멕시코시티 북부의 한 대중 공원을 선택했다.
Claudia Sheinbaum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도 개막전 관람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소칼로 광장에 설치된 FIFA 팬 페스티벌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고, 또 다른 일부는 개막식이 열린 경기장 VIP석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셰인바움 대통령이 선택한 곳은 멕시코시티 북부 Parque Los Galeana였다.
이 공원은 노동자 가정과 중산층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공원으로, 월드컵 개막전을 맞아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시민들이 함께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었다.
대통령은 특별한 연설도 하지 않았다. 관중들 맨 앞줄에 앉아 주민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시작 전부터 수백 명의 시민들이 공원에 모여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응원했고, 대통령 역시 일반 시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경기를 관람했다.
멕시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전반 9분 훌리안 키뇨네스의 선제골을 터뜨리자 공원 전체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주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를 끌어안았고, 일부 어린이들은 국기를 흔들며 뛰어다녔다.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번 장면은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수도에서는 CNTE 교원노조 시위가 이어졌고, 교통 혼잡과 치안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월드컵 준비 상황을 둘러싼 비판에 직면해 있었으며, 야권은 개최 비용과 안전 대책을 문제 삼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화려한 공식 행사 대신 일반 시민들과 함께 월드컵을 관람한 것은 국민들과 감정을 공유하겠다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공원을 찾은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로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셰인바움은 경기 전후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후반 67분 라울 히메네스의 추가골이 터지자 공원 분위기는 사실상 축제로 변했다.
멕시코 대표팀이 2-0 승리를 확정하자 주민들은 "¡México! ¡México!"를 연호했고, 일부는 국가를 부르며 승리를 자축했다. 대통령 역시 미소를 지으며 시민들의 환호를 함께 즐겼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장면이 셰인바움 정부가 강조해 온 "가까운 정부(Gobierno Cercano)" 이미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대통령들이 대형 국제행사에서 VIP석과 공식 행사장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것과 달리, 셰인바움은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월드컵 개막전 승리 이후 멕시코시티 전역에서는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독립기념탑과 소칼로 광장, 레포르마 대로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자동차 경적과 응원가가 밤늦도록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날 밤, 멕시코의 대통령 역시 수많은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동네 공원에서 대표팀의 승리를 기뻐한 한 명의 축구팬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