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자동차 유통 협회(AMDA)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에는 44개 브랜드가 있었지만 현재는 70개 이상의 브랜드가 국내에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차량판매에 '적자생존' 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차의 거센 도전이 이같은 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는데 가격을 최대 무기로 저돌적으로 판매에 나서면서 고급형 차량의 판매가 둔화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산이 멕시코 자동차 시장의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멕시코 자동차 유통 협회(AMDA)와 멕시코 통계청인 Inegi의 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중국 브랜드의 등장으로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고 있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문 중 하나가 고급 자동차 시장이라고 밝혔다.
올해 1~10월 고급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1,780대인데 해당 기간에 매출이 가장 낮은 유일한 부문이다.
전통적으로 럭셔리 브랜드는 위기 상황이나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받지만, 올해는 경쟁으로 인해 시장을 잃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럭셔리 자동차 판매량 감소세 지속
1월부터 10월까지 벤틀리 -31%, 아우디 -20.3%, 스바루 -15.7%, 미니 -14.7%, 메르세데스 벤츠 -13%, 아큐라 -9%, 재규어 -3%, 랜드로버 -0.2%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진다.
소비자 데이터 회사 J.D. Power의 멕시코 총괄 책임자인 Gerardo Gómez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중국 브랜드 진입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는 다른 브랜드의 판매 감소로 이어진다" 고 설명했다.
반면, 페라리(Ferrari)나 람보르기니(Lamborghini) 같은 브랜드는 1년에 10대 정도밖에 팔리지 않는 슈퍼 럭셔리 세그먼트로 중국 브랜드와 경쟁하지 않는 유일한 기종이다.
그러나, 전기차 부분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BYD에는 고급 부문이 있고 Zeekr도 경쟁하고 있다. 가격은 BYD Tang 전기 트럭의 경우 130만 페소에 이르고 있으며 Zeekr의 X와 001 두 모델의 가격은 80만~100만 페소다.

이전에도 고급차 판매가 감소한 경우가 있는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이다.
고급차 부문 판매량이 -33.7% 감소했지만, 이는 전 세계적인 비상한 위기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에도 고급차 판매가 2007년에 비해 거의 2.1% 감소한 적이 있지만, 업체간의 경쟁으로 판매가 감소한 경우는 현재가 유일하다.
자동차 유통 협회의 기예르모 로살레스(Guillermo Rosales) 회장은 고급 자동차 판매 감소가 신흥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 때문이라는 데 동의했다.
고급차의 평균 가격은 100만 13만 5천 페소로 2023년보다 15% 높은 수치다.
이 부문의 구매자는 높은 구매력으로 인해 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부류다.
즉, 고급 차량 구매자는 이미 구매를 결정한 차량이기 때문에 가격이나 환율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는 의미다.
더 많은 경쟁
치열한 경쟁으로 중국업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AMDA가 개최한 포럼에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Great Wall Motor의 부사장 겸 총괄 이사인 Pedro Albarrán은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도착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에 최대 35.3%의 관세를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이나 미국보다는 멕시코 등 아직은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나라들에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멕시코는 이가운데서도 미국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한다 의미가 있어 갈수록 중국업체들의 방문이 빈발해지고 있다.
한편, "브랜드가 너무 많다" 지적에 대해 "중국에는 200개 이상의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면서 "같은 대륙 칠레에도 거의 100개에 달하는 브랜드가 있고 에콰도르에도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로 어차피 경쟁은 각오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업체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멕시코 시장에서 차량 판매업계는 기존 시장을 고수하려는 측과 신규로 진입하려는 중국업체간 양분되어 있으며 시장 장악을 위한 경쟁은 저리나 무이자 등 각종 할부조건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결국 자금력에서 우월한 업체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가격이 아무리 싸도 품질에서 아직은 한 수 아래라는 인식이 강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멕시코인들의 인식이 "가성비 좋은 차량' 으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업체들의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