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언한대로 미국이 멕시코 주요 마약조직에 대해 테러리스트 단체로 지정했다.
미국 국무부 공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멕시코 카르텔 6개를 해외 테러 조직(FTO)으로 지정했는데 다음과 같다.
시날로아 카르텔(Sinaloa Cartel),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Jalisco New Generation Cartel /CJNG), 연합 카르텔(United Cartel), 북동 카르텔(Northeast Cartel), 걸프 카르텔(Gulf Cartel), 누에바 파밀리아 미초아카나 카르텔(La Nueva Familia Michoacana) 등이다.
테로조직으로 지정하는 고시가 미국 연방 관보에 게재되는 대로 내일(목요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 통지서는 2월 6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서명했으며, 목요일 연방 관보 게재에 앞서 현재 공개적으로 열람할 수 있다.
6개 멕시코 카르텔과 더불어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조직인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 미국 내 살바도르 이민자들이 설립한 갱단인 마라 살바트루차(Mara Salvatrucha/MS-13)도 함께 지정됐다.
미국의 해외 테러 단체 지정 목록에는 ISIS, 헤즈볼라, 하마스, 보코하람과 같은 악명 높은 단체가 있는데 멕시코 마약 조직도 이런 단체와 같은 분류에 해당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이민 및 국적법 219조에 따르면, “조직이 테러 활동에 관여해야 한다”는 기준과 “조직의 테러 활동 또는 테러가 미국 국민의 안전 또는 미국의 국가 안보(국방, 외교 관계 또는 경제적 이익)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가 지정 기준이다.
마약 카르텔에 대한 테러조직 지정은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미국의 '직접 타격론' 이다.
최근들어 이를 염두에 둔 듯, 미국은 드론과 최첨단 정찰항공기를 동원 멕시코 마약조직의 근거지 해역을 드나들면서 20여차례 정찰활동을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카르텔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 특수부대를 멕시코에 파견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 대통령은 “그럴 수도 있다”고 답해 실제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테러 단체로 지정하면 미국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나?
"미국 재무부는 카르텔 회원 및 관련자에게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등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단체를 해외 테러 단체 또는 FTO로 지정하는 것은 해당 단체의 구성원 및 관계자에 대한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등의 제재를 통해 단체의 재정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미 해외자산통제실에서 발표한 제재를 통해 다양한 멕시코 범죄 조직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1기때 멕시코 카르텔을 FTO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는데 당시 일부 미국 고위 관리들이 “이 조치가 멕시코와의 관계를 손상시키고 마약 밀매와의 전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적으로 표명했기 때문” 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우려는 "이주민들이 테러를 피해 도망쳤다고 주장하여 미국 망명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고 보도했다.
미국의 테러리스트 지정과 드론에 대한 멕시코 대통령의 입장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이 멕시코 조직 범죄 단체를 테러리스트로로 지정하면 카르텔이 총기를 제조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멕시코 정부는 (미국의)총기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를 테러의 '공범'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기존 소송을 확대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이 멕시코 카르텔을 FTO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마약 밀매와 불법 이주와 같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양국이 공동의 안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멕시코 상공을 비행하는 CIA 드론 비행이 멕시코와 미국의 안보 협력의 일환"이라고 말해 멕시코 정부의 협력에 상응하는 미국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정찰기가 멕시코 영해를 근접 비행하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멕시코 정부의 사전 양해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멕시코 정부의 불편한 기색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보수집 활동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데 멕시코 前, 現 정부를 포함, 모두 마약조직과 연계되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래된 불신이 더 이상 멕시코 정부가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로 직접 타격론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마약조직에 대한 테러리스트 단체 지정은 이같은 미국 정부의 앞으로의 행동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과연 언제 직접 타격을 하게 될지 그 시기가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