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하자마자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발표가 나온 후 멕시코 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느라 연일 분주하다.
실제, 트럼프의 발언대로 시행될지는 미지수인데 발언의 배경을 살펴보면 이해가 좀 더 쉬워진다.
가장 큰 이유로는 멕시코나 캐나다 국경을 통해 물밀듯 몰려오는 이주민들에 대한 양국의 소극적인 대응과 마약유입, 그리고 엄청난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비교적 관대하게 이주민을 받아들였던 현 미국 정부의 정책으로 많은 혼란을 야기한데 대한 트럼프의 입장은 명확하다. 합법적 이주는 받아들이되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주민들에 대해서는 예외없이 모두 추방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트럼프의 주장에 멕시코 정부는 자세를 낮춰 대화와 타협을 주장하면서 그간의 멕시코 정부가 노력해온 점들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오해(?)를 풀고자 한다.
미국행을 위해 남부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 일명, 캐러밴 일행으로 멕시코 국내를 가로지르는 이주민들에 대해 군, 경을 동원 상당부분 이를 막았다는 점을 우선 내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산림녹화 사업에 이들 이주민들에게 일당을 주며 고용하여 미국행을 저지시켰다는 사실과 이들에게 미국행을 포기하면 멕시코에 합법적으로 거주와 일을 할 수 있는 1년간의 비자를 제공하는 등 멕시코 정부가 그간 실시해온 각종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관세부과가 현실화 된다면 멕시코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까?
이에 대해 "같은 세율로 맞 대응하겠다" 는게 멕시코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즉, 강,온 양면 전략으로 타협이 안되면 어쩔 수 없이 맞 관세로 25%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멕시코에서 제조된 상품 중 대표적인 자동차의 경우 미국으로 수출되면서 관세 폭탄을 받으면 미국에서 들여오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 같은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2022년 기준, 멕시코가 미국으로 수출한 자동차는 700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 중 거의 3분의 1이 차량 부품 부문이었다.
수출때 부과된 관세를 수입으로 들여오는 부품에 그대로 적용하면서 결국, 차값이 올라가 피해는 미국인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복안이 깔려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는 자동차 부문에서 고도로 통합되어 있는데 트럼프가 NAFTA 3자 무역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을 맺은 당사자라는 점에서 관세로 무역보복을 하는 것은 이치가 맞지 않는다고 멕시코 정부는 주장한다.
관세와 관련하여 트럼프가 언급한 또 다른 목표 중 하나인 미국의 전반적인 무역 적자를 해소하는 것에 대해서도 멕시코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해소하기위해 노력중이다.
( 멕시코는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등장한 멕시코는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2019년 361억달러 수출에 206억달러 수입, 2020년 329억 달러 수출에 176억 달러 수입, 2021년 388억 달러 수출에 276억 달러 수입, 2022년 459억 달러 수출에 265억 달러 수입, 2023년 480억 달러 수출에 259억 수입 등 매년 큰 폭으로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거의 150억 달러에 이르는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는 거의 200억 달러에 육박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이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국경 무역을 통한 무관세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에 반해 수입은 자동차 부품을 포함하여 농산물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갑자기 수입을 늘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눈길을 끄는 점은 멕시코 투자가 급증한 중국 자본에 대해 숨고르기에 나섰다는 것과 중국산 불법 수입품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예고한 트럼프가 우회로로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 제품을 무관세로 수출하려는 중국업체들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는 멕시코 정부의 선제 대응 성격으로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관세를 인상하기 위해 트럼프가 어떤 정확한 수단을 사용할지는 불분명하지만, 취임일인 1월 20일을 기점으로 미국의 대 멕시코에 대한 폭탄 관세는 양국간의 밀접한 무역관계를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양국이 모두 피해를 보게 될 것이 자명하기도 하지만, 트럼프가 요구하는 주요 사항에 대해 멕시코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불법 이주민의 유입 방지대책, 마약 조직의 미국으로 밀거래 방지, 무역 적자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해결방안이 좀 더 구체화 된다면 명분을 얻은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어 멕시코 정부의 심도있는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경제부(SE)의 정보에 따르면 멕시코가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5개 제품은 자동차 부품,
경자동차, 트럭, 데이터 프로세서, 트랙터이며 섬유, 식품, 음료, 신발과 같은 품목에서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미국이 멕시코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5개 제품은 석유류/부탄광물, 자동차 부품, 가스, 엔진, 경자동차이며, 이는 멕시코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총액의 거의 22%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