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상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 고 Rogelio Ramírez de la O 재무장관이 지적했다. 중국 제품의 수입량이 동아시아 국가 전체보다도 더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당선인을 포함한 현직 및 미래의 관료들과 함께 산 루이스 포토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라미레스 재무장관은 "멕시코가 기본 물품에 대해 중국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면서 "멕시코는 기본 품목에 대해 자체 생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무장관에 따르면, 멕시코는 중국으로부터 매년 1,190억 달러를 수입하는 반면에 수출은 110억 달러에 그치는 심각한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는데 "중국은 멕시코에 팔기만 하지 사지는 않는다" 고 비판했다. 상호 무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멕시코가 지난해 중국에서 사상 최고치인 815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입한 반면, 수출은 188억 달러에 그쳐 627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년 전인 2018년에는 무역적자가 300억 달러 미만이었다.
해법으로, 멕시코 자체에서 기본품목을 더욱 많이 생산하면서 무역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이라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라미레스 장관은 낮은 인건비 등 중국 제조의 이전 장점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에서 북미로의 운송 비용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는 점도 멕시코에는 유리한 정황으로 꼽았다.
중국의 대멕시코 수출은 주로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자동차 등이며 2018년부터 2023년까지 85%,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52% 증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멕시코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 5년간 33%, 지난 10년간 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사정을 두고 멕시코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무장관은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재무부 내에서는 관련업무가 진행중이라는 암시를 하고 있다.
관세 인상은 멕시코 산업을 돕는 한 가지 방법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여 멕시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호르헤 과하르도(Jorge Guajardo) 前 주중 멕시코 대사도 "멕시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차기 정부의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물밀듯 밀려오는 중국산 제품은 멕시코 현지 시장을 통째로 흔들어대고 있다.
"중국 제품없이는 못살아" 에서 "중국제품 없이도 살아야 돼" 라는 멕시코 정부의 일갈이 과연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보아야 할 것 같다. 중국자본의 대 멕시코 투자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현 정부는 500개 이상의 중국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관세를 시행했지만 "멕시코가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관세 인상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관세 인상은 대규모 투자에 나선 중국 정부를 자극하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 도 나오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지난 3월 "중국의 멕시코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신중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럼에도 라미레스 재무장관은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멕시코가 일부 부문에 대한 중국 투자를 방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말해 곧 출범하는 新정부가 이를 추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 재무장관은 차기 정부에서도 재무장관으로 유임되면서 그의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4월 "미국 당국의 압력으로 인해 멕시코 정부가 멕시코에 투자하려는 중국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는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견제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2023년 말 멕시코와 미국은 양국의 국가 안보를 더 잘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외국인 투자 심사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것도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다.
10월 1일 취임하면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셰인바움은 이달 초 "자신의 정부 목표는 단지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멕시코로 유입되는 자금이 멕시코 전역과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해 재무장관의 발언과 연관선상에 있다.
중국과의 무역 적자에 골몰하는 멕시코 정부의 해법이 신정부 출범과 동시에 곧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