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와 논란이 되고 있는 제초제 glyphosate의 수입에 대한 임박한 규제를 완화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경제부(SE)의 어제 발표한 성명은 2020년 12월에 발표된, "2024년 1월까지 모든 유전자 변형 옥수수(GM)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는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되는데 그동안 식량 안보와 주권 문제로 옥수수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입장은 단호했었다.
새로운 규정은 반죽으로 Tortilla를 만드는 옥수수에만 적용되며 canola, 콩, 목화와 같은 다른 작물에는 적용되지 않게 된다. 경제부의 이 같은 조치는 멕시코가 이미 유전자가 변형되지 않은 옥수수를 자급자족하고 있기 때문으로 무역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동물 사료 및 산업 목적을 위한 GM 옥수수 사용을 종료하기 위한 시한도 수급 상황에 따라 점진적인 단계로 폐지할 계획인데 전체 법령은 2024년 3월까지 멕시코의 glyphosate 사용 및 수입을 종료하기 위한 기한을 약간 연장하게 된다.
이번에 멕시코 경제부의 발표는 미국이 2월 14일 까지 GM(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금지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멕시코에 설명을 요구한 지 3일 만에 나온 것이다. 즉,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인체에 해롭다는 과학적 증거를 대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 증거 대신 수입 제한 완화 조치를 내놓은 셈이다.
멕시코는 현재 미국의 동물 사료용 노란 옥수수(대부분이 GM 옥수수)의 주요 구매자이며 2021년 수입액은 47억 달러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 정부의 유전자 변형 옥수수 수입 금지 조치로 미국 농업 생산자들은 739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며 주요 생산지 의회 의원들을 통한 강한 압박을 미국 정부에 행사하고 있다.
이에, 작년 11월 미국 정부는 멕시코의 단계적 폐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만약 멕시코 정부가 정책을 재고하지 않으면 USMCA 자유 무역법에 따라 분쟁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멕시코 정부의 조치는 자유 무역 근간을 흔들고 있으며 양국 농부들과 멕시코 소비자들에게도 더 비싼 옥수수를 구매해야 하는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설명이다.
그간 멕시코 정부의 수입 금지 조치에 일부 유기농 농부와 환경 운동가들로부터는 크게 환영을 받았지만 멕시코 국립농업위원회(CNA)는 "멕시코의 식량 공급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철폐를 주장하는 등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국립 농업위원회(CNA)는 "유전자 변형 식품 금지 조치로 인해 멕시코의 농업 생산량이 최대 45% 감소하고 식품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면서 "작년 한 해 동안 멕시코 국민들의 주식인 토르티야(Tortilla)의 평균 가격이 19% 상승하는 등 이미 높은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멕시코 정부는 "단계적 폐지 기한을 2025년 1월까지 연장하는 등 여러 제안을 검토 중" 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완전 철폐를 주장하는 미국 정부를 설득 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