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을 포함 법원의 판사를 직접 선거로 뽑는 일명 '사법개혁' 법안이 상원에서 기습적으로 처리됐다.
멕시코 상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연방정부의 사법 개혁 법안을 오늘 아침 전격적으로 상정하여 통과 시키면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퇴임하기 3주도 채 안남은 상태에서 대통령에게 큰 승리를 전해 준 셈이다.
일반 국민들이 대법관과 수천 명의 판사를 직접 선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가장 논란의 여지가 있는 헌법 법안은 이제 멕시코의 32개 주 의회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전국 州 의회는 여당이 20개 이상의 지역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대부분 지역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하원에서는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여당의 주도로 지난주 가결이 되었으며 이번 상원에서 통과되면서 후속 심의를 통해 법안으로서 효력을 발휘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표결에서는 여당세력이 불과 한 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야당의원 중에서 누가 이탈표를 던질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됐고 결국 PAN당에서 한 석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된 것이다.
전체 상원의원 128명 중 3/2에 해당하는 86명이 찬성표를, 41명이 반대했으며 1명의 야당 상원의원은 불참했다. 야당에서는 반대당론으로 소속의원들의 표단속에 나섰지만 결국 PAN당에서 1표가 이탈하면서 표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모레나, 노동당(PT), 녹색당(PVEM) 으로 이루어진 여당 연합세력의 상원의원 85명 전원이 사법개혁에 찬성표를 던졌고, 야당인 국민행동당(PAN) 상원의원 미구엘 앙헬 유네스 마르케스(Miguel Angel Yunes Márquez)의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몇몇 소식통은 Yunes Márquez와 그의 아버지이자 전 Veracruz 주지사 Miguel Ángel Yunes Linares가 여당인 Morena당과 거래하여 두 사람과 Yunes Márquez의 형제 Fernando에 대한 형사 고발을 철회하는 대가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데 건강문제로 휴가를 갔던 그가 개정시간에 맞춰 투표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투표는 Paseo de la Reforma변에 위치한 현 상원건물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개혁법안을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건물안으로 몰려들자 멕시코시티의 역사 중심지에 있는 옛 상원 건물로 옮겨 표결이 이루어졌다.
헌법까지 바꿔어야 가능한 법관의 직접 선출은 멕시코 사법부에 일대 혁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그도 그럴것이 대통령과 여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가 후보를 지명하면 대법관과 집권당에 동조하는 판사들이 사법부를 장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에 켄 살라자르(Ken Salazar)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를 비롯한 사법 개혁 비판자들은 판사 직접 선거가 사법부의 정치화를 초래하고 행정권에 대한 중요한 견제를 없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법개혁을 반대하는 시위대들의 상원 건물 진입에 상원은 장소를 바꿔가며 결국 통과시켰다.
반면, 대통령을 포함, 여당세력은 사법부의 부패를 척결하기위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사법개 제정이 주요 지역 파트너인 미국 및 캐나다를 포함하여 외국인 투자와 멕시코의 무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근거없다" 면서 일축했다.
야당인 PAN당의 대표 마르코 코르테스(Marko Cortés)상원의원은 자당의원의 배신으로 법안이 통과된데 대해 "당을 배신했다" 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PRI 당대표 알레한드로 모레노(Alejandro Moreno) 상원의원은 이날을 “멕시코에게 슬픈 날”이라며 법안 통과에 무기력한 야당의 입장을 전했다.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수천 명의 법원 직원들이 항의하기 위해 파업에 들어갔고, 멕시코 페소는 사법개혁이 법치와 멕시코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번에 통과된 사법개혁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행 대법관 수를 11명에서 9명으로 줄인다.
-대법관 임기를 15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한다.
-판사가 대통령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연방사법위원회를 페지한다.
- 불법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밝혀진 판사를 재제하고 해고할 수 있는 사법 징계 재판소를 창설한다.
-조직범죄 사건을 위해 '얼굴이 없는(알려지지 않은)' 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판사를 활용한다.
-미결구속이 가능한 범죄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상원에서 개혁 법안이 승인됨에 따라 이제 멕시코가 내년인 2025년에 첫 번째 사법 선거를 치룰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모든 대법원 직위와 연방 판사를 포함한 수천 명의 판사가 국민들의 직접투표로 선출될 예정인데 만약 현 정권의 지지율이 그대로 판사 선출로 나타날 경우 현 정부의 장기집권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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