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범죄조직, 이젠 부동산까지 노린다…주택·토지 강탈 전국 확산

멕시코 범죄조직의 활동 영역이 마약과 갈취를 넘어 주택과 토지를 불법으로 빼앗는 ‘부동산 강탈(despojo)’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단순한 무단점거 수준을 넘어 위조문서와 신분도용, 폭력은 물론 일부 공무원·사법기관 관계자와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조직범죄로 번지고 있다.
27일 Agencia Reforma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멕시코에서 공식 집계된 despojo 피해자는 1만5,311명에 달한다.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전국에서 약 4만5천 건의 관련 수사사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30%가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피해자의 약 40%가 60세 이상 고령자로 파악돼 노인 소유 부동산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법도 갈수록 조직화되고 있다. 빈집이나 토지를 집단으로 점거하는 전통적인 방식뿐 아니라 소유자 신분 도용, 부동산 권리증서(escritura) 위조, 불법 위임장 작성, 사망한 공증인의 기록 조작 등을 통해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인 것처럼 꾸미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사법절차 자체가 이용돼 진짜 소유자가 오히려 압박을 받는 사례도 있다고 주장한다.
지역별 수법에도 차이가 있다.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에서는 여러 명이 조직적으로 건물에 들어가 점거하는 방식이 많이 나타나는 반면, 고가 부동산이 많은 지역에서는 신분도용과 위조 escritura, 공증절차 등을 이용하는 보다 정교한 수법이 사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범죄조직의 개입이다. CDMX 당국은 Unión Tepito, Cártel de Tláhuac, Los Rodolfos, Anti-Unión, Los Malcriados 3AD 등 최소 5개 범죄조직이 부동산 강탈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마약판매와 갈취 등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아왔지만 부동산 점거·강탈까지 활동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공권력 내부의 유착 가능성이다. CDMX 검찰(FGJ)은 현재 despojo 사건 처리 과정에서 직무태만이나 부패 의혹이 제기된 검사와 수사경찰 등 공무원 14명을 대상으로 8건의 내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는 신고를 받고도 수사를 지연하거나 부동산 확보조치를 늦췄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직 처벌이 확정된 공무원은 없다.
범죄는 수도권만의 문제도 아니다. Estado de México를 비롯해 Guanajuato, Puebla, Veracruz, Jalisco, Oaxaca, Nayarit, Quintana Roo, Yucatán, Campeche, Colima 등 여러 지역에서 관련 신고와 피해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Chihuahua, Chiapas, Michoacán에서는 범죄조직에 의해 주민들이 집이나 농지에서 쫓겨났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처벌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México Evalúa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despojo 범죄의 전국적인 불처벌률은 96.36%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즉 피해자가 신고하더라도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극히 낮다는 의미다.
멕시코시티 정부는 최근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8월 5일부터 23일까지 214건의 despojo 신고를 접수해 35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32건의 체포영장을 확보했으며, 38개 부동산을 확보하고 10개 부동산을 원소유자 또는 정당한 점유권자에게 반환했다.
결국 멕시코의 despojo는 과거의 단순한 빈집 무단점거 문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높은 부동산 가치와 복잡한 소유권 절차를 노린 범죄조직이 위조문서·폭력·사법절차를 결합하고, 일부 사건에서는 공직자 유착 의혹까지 나타나는 ‘조직형 부동산 범죄’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사례를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