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현 대통령인 AMLO는 이전 정부의 수장들에 대해 부패한 정권으로 몰아 이들을 사법처리하기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제 그도 전임자의 대열에 곧 동참하게 될 예정인데 거의 '묵비권'에 가까울 정도로 이들의 정치참여를 비판해 왔던 그 자신은 퇴임 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폭스, 칼데론, 페냐 니에도 前 대통령)
현 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이었던 엔리케 페냐 니에토 前대통령은 임기를 마치고 현재 외국(스페인)에 머물며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정부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이 어떻게 행동하기를 원했는지, 즉 어떤 회사에서도 일하지 말고 닥치고 복종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멕시코 정치 평론가는 말한다.
前 대통령은 현 집권당에 대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그 댓가(?)로 현 대통령은 그를 평화롭게 떠나보냈다는 것이다.
페냐 니에도 전 대통령은 전임자에 대한 모든 파일을 개인적으로 비활성화했고 비난도 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전임 대통령에 대해 부패의 화신으로 날선 비판을 일삼았던 현 대통령도 페냐 니에또 정부 6년에 대해서는 건너뛰고 칼데론(Calderón), 폭스(Fox), 살리나스 데 고르타리(Salinas de Gortari), 심지어 월씬 이전 대통령인 세딜로(Zedillo) 前 대통령에 대해서만 공격을 퍼붓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아침 회견때마다 전직 대통령들이 재임 기간 동안 어떤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나타내어 왔다.
그는 칼데론과 폭스 전 대통령의 정치에 대한 개인 트위터 활동을 비난하고, 살리나스 전 대통령에 대해 물밑 정경유착 의혹을 비난했으며, 세딜로 전 대통령이 민간 기업 이사회에서 활동할 수 없도록 자격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인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말하지 않았고,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국가적 이슈에 영향을 미치려 하지 않았고, 직업을 갖지 않았다.
Peña Nieto가 침묵을 깨는 저널리스트 Mario Maldonado의 최신 유행 책인 "망명으로부터의 고백"은 이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행정부에 대해 단 한 번의 비판도 하지 않고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매우 외롭게 스페인과 도미니카 공화국 사이를 오가면서 골프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독한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절대 권력으로 6년 임기내내 이전 정부와 충돌했던 현 대통령이지만 유일하게 직전 대통령이었던 폐냐 니에또에 대해서만 상당히 호의적인 제스처로 비판을 자제했던 AMLO 현 대통령, 이를두고 정치권에서는 암묵적인 협정의 효과로 바라보기도 한다.(사진 우측 페냐 니에또 前대통령)
딱 한번, 현 정부가 페냐 니에토에 대해 무언가를 내놓은 적이 있는데 금융정보부(Financial Intelligence Unit)의 신임 수장인 역사적 좌파인 파블로 고메즈(Pablo Gómez)가 마이크를 잡고 페냐 니에토(Peña Nieto)가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수십억 페소의 자산을 불렸다며 그의 가족 기업과 관련된 복잡한 연결고리에 대해 대통령의 아침 기자회견장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길고 지루한 프레젠테이션을 끝나자 로페스 오브라도르(López Obrador) 대통령은 마이크를 빼앗고 "Peña Nieto에 대한 문제는 없으며 그는 어떤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고 말했다.
즉각, 조사는 중단되었고 금융정보부 수장은 납작 엎드렸다.
특히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전직 대통령인 펠리페 칼데론과 비센테 폭스처럼 현 정부에 의해 끊임없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정치적 비판을 하는 등 기치를 당당히 내걸었던 다른 전임자 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페냐 니에또 전 대통령과 AMLO 현 대통령간의 정치적 협정이 맺어졌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임기는 5개월 남았다.
퇴임 후 전직 대통령으로서 전임자들과 어떤 형태의 다른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만약, 야권인 소칠 갈베스가 승리한다면 그는 조용히 목장에서 은둔할 것이라는 추측과 자신의 후임자인 쉐인바움이 승리할 경우 그는 상왕처럼 정치적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현재의 그가 갖고 있는 절대적인 영향력은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선거 정국에서 물밑으로 가라앉아 있지만 이미 자신의 후계자인 쉐인바움과도 보이지 않은 알력이 표출되는 등 갈등 양상이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전직 대통령 가운데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전 정부의 부패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의 날을 세웠던 현 대통령이 전임자들을 감옥으로 보내기 위해 '국민투표'라는 기상천외한 방법까지 동원했지만 '증거부족'으로 기소까지 하지는 못했다.
결국, (증거부족으로)명분이 없어지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은 요란한 정치적 제스처만 남긴채 시간은 흘러 현 대통령도 실권이 없어지게되는 전직 대통령이란 칭호를 받으며 조용히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