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범죄의 도구가 된 오토바이, 강도·청부살인·마약유통에 악용
- 멕시코 한인신문
-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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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주요 도시에서 오토바이가 범죄조직과 거리 범죄자들의 핵심 도구로 악용되면서 치안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교통체증을 빠르게 빠져나가고, 좁은 골목과 역주행 도로를 이용해 추적을 따돌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토바이는 강도, 살인, 마약 소매 유통, 범죄조직의 감시 활동인 이른바 ‘할코네오’에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멕시코 언론과 치안당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오토바이 절도 신고는 2015년 1만5천949건에서 2025년 4만4천322건으로 늘었다. 10년 사이 거의 세 배로 증가한 셈이다. 특히 훔친 오토바이는 번호판 교체나 분해 판매뿐 아니라, 다른 범죄의 도주 수단으로 재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 절도 이상의 치안 문제로 번지고 있다.
수도권 상황은 더 심각하다.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에서는 2024년 오토바이 절도 1만5천754건이 접수돼 2019년보다 78.4% 증가했다. 멕시코시티만 놓고 보면 2024년부터 연간 오토바이 절도 수사가 3천 건을 넘어섰고, 2026년 1분기에도 이미 679건이 접수됐다.
범죄 양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길가에 세워진 오토바이를 훔치는 절도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두 명이 한 대의 오토바이에 타고 접근해 휴대전화와 가방을 빼앗거나, 교통정체 구간에서 운전자를 위협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차량 정체 구간을 노린 무장강도 사건이 증가했으며, 범인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접근하고 도주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오토바이는 강력범죄에도 사용되고 있다. 치안 전문가들은 “오토바이 범죄 모델이 콜롬비아와 브라질 일부 도시에서 나타난 도시형 청부살인 방식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운전자는 도주로를 확보하고 동승자는 총격이나 강도를 실행한 뒤 순식간에 사라지는 방식이다. 멕시코에서는 정치인, 사업가, 상인, 일반 시민을 겨냥한 총격 사건 수사기록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성들”이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검거율이다. 오토바이 절도와 오토바이를 이용한 강도 사건은 CCTV가 있어도 번호판이 없거나 가짜 번호판을 단 경우가 많아 추적이 어렵다. 보험업계 자료를 보면 전체 도난 차량 회수율도 하락세다. AMIS는 2024년 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전국에서 보험 가입 차량 6만3천303대가 도난당했고, 회수율은 41%로 최근 6년 사이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오토바이의 경우 보험 미가입 비율이 높아 실제 회수와 처벌은 더 어려운 구조다.
규제 공백도 범죄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멕시코에서는 오토바이 보급이 급증했지만 등록·면허·보험·번호판 관리가 지역별로 제각각이다. INEGI 자료 기준 2024년 전국 등록 차량은 6천126만 대를 넘었고, 오토바이는 최근 20년간 가장 빠르게 늘어난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멕시코시티에만 2024년 71만6천400대의 오토바이가 등록돼 있었다.
멕시코시티 정부는 지난해부터 오토바이 범죄를 별도로 처벌하는 형법 개정과 등록 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오토바이와 전동 이동수단 등록 의무화, 번호판 식별 강화, 특정 고위험 지역과 시간대 운행 제한, 오토바이를 이용한 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등이 포함됐다. 시 당국은 “강력범죄의 상당수가 오토바이를 이용해 발생한다”며 연방 차원의 제도 정비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오토바이 이용자를 통제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토바이는 배달, 출퇴근, 자영업에 필수적인 생계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오토바이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이동비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 교통수단으로 확산됐다. 따라서 모든 운전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정책은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치안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대책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전국 단위 오토바이 등록망을 구축해 도난·말소·번호판 변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야 한다. 둘째, 중고 오토바이와 부품 거래 시장을 추적해 장물 유통망을 차단해야 한다. 셋째, CCTV와 번호판 인식 시스템, 순찰 데이터를 연동해 범죄 다발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차량을 조기에 식별해야 한다.
멕시코의 오토바이 범죄는 단순한 교통 문제가 아니다. 빠르게 늘어난 이동수단을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범죄조직이 그 틈을 파고든 결과다. 오토바이는 수백만 명에게 생계와 이동의 수단이지만, 관리되지 않은 오토바이는 범죄자에게 가장 빠른 무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