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여당후보가 되기위해서는 현 대통령에 대한 엄청난 인내심과 충성심이 필요하다. 가장 충복스러운 인물을 후보로 낙점하기 때문이다. 쉐인바움도 이같은 과정을 빈틈없이 해냈고 결국 '당선' 이라는 결과물을 내 놓았다.
쉐인바움 당선자는 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면서 가장 강조한 말이 현 정부의 과업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피력하면서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제스처를 끊임없이 내 놓았다는 사실이다.
대선 마지막 유세였던 소깔로 광장에서 수십만의 지지자들 앞에서도 (자신을 후보로 낙점해준 대통령에 대해)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겠다" 고 충성 맹세를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
절대적인 권력과 지지를 받고 있는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 없이는 승리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과정들은 모두 지난일로, 몇 달 후면 멕시코를 통치하게 되는 당선자는 불과 며칠 사이지만 약간의 미묘한 변화를 느낄 정도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첫째가, 사법개혁이 핵심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일명 '플렌C'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다.
대통령은 엊그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를 수행할 것" 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임기를 마치기 전에 다수를 점한 여당이 이를 추진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특히, 사법 개혁은 멕시코의 공공 생활을 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즉, 대통령이 즉시 입법안 제출로 임기내 마무리를 목표에 두고 있다면, 당선자는 헌법기관을 폐지하거나 소멸에 가까운 사법개혁은 新정부의 입장에서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기 때문에 개혁을 논의하기 전에 의회에서 충분한 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수렴 후에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집권당이 압승한 이후 현 대통령의 정치개혁 등 강경발언이 나오면서 달러대비 페소화의 갑작스런 하락과 금융시장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여론의 비판도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의 불안과 엄청난 재정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현 정부의 재무장관을 유임시키면서까지 시장의 안정을 최 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쉐인바움 당선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인 Kristalina Georgieva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까지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로페스 오브라도르(López Obrador)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당선자의 대립에 대해 현 대통령과 차기 후임자가 정치개혁의 방식을 두고 충돌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대통령은 자신이 선출한 후임자를 공개적으로 반박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와 멕시코 국민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사법개혁은 자신의 6년 임기동안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6년 임기가 끝나면 그녀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지 않겠다고 수 차례 맹세한 대통령이지만 같은 맹세를 아무리 반복하더라도 현실은 퇴임하는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결정을 멈추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권력 전환이 되는 남은 3개월 반 동안 금융시장의 혼란은 물론, Claudia Sheinbaum 당선자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독단이 계속된다면 대통령제 하에서 항상 불거졌던 新 정부와 단절의 서곡이 공식 취임일인 10월1일 이전에도 일어날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