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여당 절대 우위의 여론추세로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멕시코 대선에서 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엘 우니베르살(El Universal) 신문이 입수한 계획 초안에 따르면, 야당 대선 후보인 소치틀 갈베스(Xóchitl Gálvez)가 이끄는 야권 연립이 집권에 성공하면 우선 가장 먼저 페멕스(PEMEX / 멕시코 국영 석유공사)와 연방 법무장관실을 개혁하고 국제 무역 및 투자 기관인 ProMéxico를 부활시킬 계획이다.
오는 6월2일 선거에서 국민행동당(PAN), 제도혁명당(PRI), 민주혁명당(PRD)으로 구성된 주요 야 3당 연합의 단일후보로 나서고 있는 연방 상원의원 갈베스(Gálvez)는 현 정부가 추진했던 각종 국책 사업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손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권당인 모레나당이 이끄는 범 여권단일 후보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이 멕시코의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세상 일이란 늘 변수가 있게 마련이어서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만약, 갈베스가 이끄는 야당이 승리할 경우 추구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 목표는 전 내각 장관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총장인 호세 앙헬 구리아(José Ángel Gurría)와 같은 저명한 인사들의 참여로 PAN, PRI, PRD 지도자들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신문은 밝히고 있다.
보수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현 정부의 갈라치기로 인한 분열이 심각해 야당의 집권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가닥 희망의 빛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전력을 다하고 있는 주요 야3당 단일후보 소칠 갈베스 대선후보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국영 석유 회사 페멕스와 연방 검찰총장실(FGR)을 완전히 개혁한다는데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현 정권에 의한 야당 탄압에 앞장서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연방 검찰총장실(FGR)에 대해서는 정권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보장하는 것이 주요 골자로 되어 있다.
두번째로는 무역투자청인 프로멕시코(ProMéxico)를 다시 복구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뉴욕, 런던, 도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수십 개의 국제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멕시코 무역의 산실로 불리어지던 기구다. (한국의 코트라와 비슷한 조직이다.)
2019년에 밝혀진 정보에 따르면, 이전 정부 하에서 '프로멕시코'는 직원들에게 월 21,000달러에 달하는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현 정부는 하는일에 비해 지나치게 방대하고 부패했다는 지적으로 결국 폐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세번재로는 軍의 치안 개입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문서에 따르면 갈베스가 이끄는 정부는 군대를 점차 병영으로 복귀시킬 것이라고 한다.
또한, 주방위군은 자금이 충분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잘 훈련된 민간군이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연방 안보부 장관도 군인 출신이 아닌 민간인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경찰력만으로 치안확보가 어려워지자 군을 국내 치안에 동원한 것은 훨씬 이전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서는 이같은 군에 대한 의지가 더욱 심화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지역 갱단들과 유착관계로 부패한 경찰을 못 믿기 때문이다.
2018년 말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이전 정부의 군 동원을 비난하면서 "軍은 본연의 임부로 돌아가야 한다" 고 주장했지만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군대를 멕시코의 거리를 순찰하고 조직 범죄와 싸우는 데 동원하고 있다.
오히려 국가방위군(GN)을 창설하는 등 더 많은 군인을 국내 치안에 동원하고 있다.
특히, 국가방위군을 육군의 완전한 통제하에 두려는 시도에 대해 대법원이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제동을 걸기도 했다.
현 대통령은 이같은 대법원의 반대에 대해 헌법을 개정하여 이를 관철하려고 이번 총선에서 절대 다수 의석 획득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책 사업과 관련해서는, "타바스코 해안의 올메카(Olmeca)정유소, 펠리페 앙헬레스(Felipe Ángeles) 국제 공항, 마야(Maya) 열차와 같은 프로젝트는 '심층 평가'와 적절한 환경 영향 연구 없이 건설되었다" 면서 갈베스 정부가 집권하면 이 프로젝트들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혀 현 정부의 대표적인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에 돌입할 것임을 천명했다.
또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여 나무심기 등 '억지 고용창출' 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현 정부의 '미래를 만드는 청년들' 견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현 정부의 사업을 대상으로 감사할 별도의 감사기관을 설립할 뜻을 내비쳤다.
사회 복지제도와 관련, '보편적 기본 소득 제도' 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 초안은 "저소득 시민들에게 보편적 기본소득을 제공하자" 는 前 PAN당 대선후보였던 리카르도 아나야(Ricardo Anaya)의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있다.
전직 정치인이자 PAN 당의 대선후보였던 Anaya는 2018년 대통령 선거 운동 당시 월 1,500페소의 보편적 기본소득을 제안한 바 있다.
현 대통령이 취임한 후 국가 주요 프로젝트로 추진한 주요 건설 사업은 엄청난 규모다.
대부분, 현 정부 임기 전에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전을 펼치면서 부실공사 논란이 적지 않다. 특히, 올해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사업도 상당한데 이과정에서 대통령 아들의 개입설까지 나오고 있어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될 경우 뇌관으로 폭발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국내 치안과 관련해서 PAN-PRI-PRD 문서 초안은 지방, 주, 연방 경찰을 위한 새로운 '경력 모델'을 수립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치안 정책 평가를 담당하는 자치기구를 설립하기로 했다.
또한, 교도소 시스템을 정비하고 정치적 이유로 구금된 '정치범'은 즉각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다국적 기업의 멕시코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는데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멕시코를 니어쇼어링의 목적지로 홍보하고 민간 기업에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국어인 스페인어와 영어로 업무가 가능한 이중 언어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또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부패한 공무원을 위한 일종의 '사금고' 라고 비판하며 폐지했던 공공 신탁인 '재난 구호 기금'을 다시 설립하겠다고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치 개혁과 관련된 초안인데, 이 계획에 따르면 권위주의 정부의 색채를 벗어나기 위해 '중앙집권적 대통령제를 종식' 시키는 연립 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 정치에서 분열을 조장한 인물로 야당에서는 비판하지만 역사적 인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역대 대통령과는 달리 서민층을 위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펼쳤다는 점과 국가 이익을 위해 '멕시코 우선주의'을 내세우면서 에너지 국유화, 미지나 다름없던 밀림을 통과하는 마야열차 등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었기에 모두 가능했던 사업들이 이제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평가는 멕시코 역사가 하겠지만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가까이 국민에게 다가갔다는 점에서 많은 멕시코인들로부터 크게 호평을 받고 있다.
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다양한 자치 기관을 없애거나 약화시키면서 정부 권력을 행정부에 집중시키려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를 완전히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PAN, PRI, PRD 주요 야 3당은 "현 대통령 취임 후 멕시코가 여러 가지 위험과 심각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취약성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 정부가 국민에게 안보, 의료, 교육, 번영을 제공할 능력이 없으며, 멕시코는 분열되고 양극화된 국가로 국민들이 서로를 향해 파괴적인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야당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 국민을 통합하기는커녕 분열로 양극화 시킨 인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멕시코는 국민들 간의 통합을 달성하기 위해 화해에 기반한 변화와 개혁을 통해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는 새로운 정부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이 문서는 밝혔다.
야당의 지적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 임기 내내 강력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멕시코가 양극화되어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 남은 대선 기간은 4개월 남짓이다.
야당 단일 후보로 나서고 있는 소치틀 갈베스 (Xóchitl Gálvez)에 대해 초기에는 "너무 무르다"는 지적도 많아 "아예 포기했다" 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뭉쳐야 한다"는 분위기로 변하면서 점차 보수층이 결집되고 있어 큰 틀에서 '진보' 와 '보수'의 재집권이냐, 탈활이냐는 오는 6월2일에 판가름 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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