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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저앉은 마르셀로, "출구가 없었다"



멕시코 여당의 잠룡이었던 마르셀로 에브라드 前외무장관이 결국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경선에서 2위라는 결과가 나오자 탈당 후 대선출마를 저울질했던 그로서는 적지 않은 외상과 자존심을 접고 차차기를 도모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일찌감치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히며 큰 이변이 없는 한 여당의 대선 후보자리를 꿰찰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점쳤다.


일단, 그의 정치이력이 화려하다. 하원의원과 멕시코시티 개발부 장관, 공안장관, 시티시장, 외무부 장관 등


이러한 이력이 현 대통령과 경쟁을 하기도 했으며 늘 대선후보 대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무게감 있는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쉐인바움 이라는 前멕시코시티 시장의 복병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결국은 경선에서 후보자리를 내주면서 격한 감정을 숨기고 있던 그에게는 최근의 한 달이 그 어느때 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으로 짐작이 어렵지 않다.


현 정부가 출범한 후 첫 외무장관에 발탁될때만 해도 그의 정치일정은 순탄해 보였다.


그러나, 2021년에 터진 지하철 12호선 탈선으로 26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나자 지하철 건설 당시 시티 시장((2006.12~2012.12).이었던 마르셀로에게 부실공사 책임론이 들끊었다.


사고 원인을 두고 제3국의 전문가팀을 불러 조사에 들어갔고 최종 결론은 '부실공사' 로 결론지어지면서 그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지하철 건설당시 프랑스 기업 알스톰과 멕시코 건설업체 ICA, 멕시코 최대 부호인 카를로스 슬림의 자회사 Carso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는데 처음 시티정부는 사망자와 피해자에 대한 보상으로 일정액을 지급하면서 사건은 빠르게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미국변호사가 이 사건을 미국 법정 소송으로 이어가겠다는 발언으로 일파만파 확대되게 된다.


2021년 5월3일 발생한 멕시코시티 지하철 12호선 붕괴사고는 오후 10시에 발생하면서 퇴근길 시민 2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 지하철 건설당시 시티 시장은 전 외무장관이었던 마르셀로 에브라드였다. 2008년6월17일 착공했으며 2012년 10월30일 완공됐다. 총 건설비는 245억 페소가 투입됐다. 2017년 9월19일 발생한 7.1 강진으로 인해 손상이 되었다는 의견도 있다.



건설에 참여한 프랑스 기업의 지사가 미국에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사고원인이 '부실공사'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다급해진 컨소시엄 회사들은 거액을 제시하면서 피해자들과 재합의에 들어가 모두 마무리 되었다.


정치적으로 탄탄대로를 걷던 마르셀로는 이 사고로 위기에 처해 졌지만 대통령의 신임으로 외무장관직을 유지하면서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은 비판 일색이어서 우위를 점하던 대선 잠룡의 위치는 흔들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사고가 일어난 시기에 시티시장이었던 현 여당 대선후보인 쉐인바움도 사고원인을 부실공사로 몰아가 자신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마르셀로를 코너로 몰아붙였다는 점이다.


즉, 전직 시장이 건설하면서 부실공사로 사고가 나고 현 시장이 이를 수습하면서 쟁점화 한 셈인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르셀로는 지지율에서 처음으로 2위로 주저않게 되는데 이후 회복을 못하고 자신의 경쟁자인 쉐인바움 시장에게 대선후보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지하철 사고가 마르셀로에게는 절망을, 쉐인바움에게는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경선에서 2위로 결과가 나오자 '불공정 경선' 이라면서 '불복' 하고 당내 선관위에 '이의제기'를 한 것도 탈당명분 축적에 나선것으로 해석되고 있었다.


1959년 생인 마르셀로는 올해 64세로 멕시코 대통령 임기가 6년인 점을 감안하면 71세가 되어 다시 대선에 나서야 한다는 부담으로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내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출구를 모색하게 된다.


여당인 Morena당의 대선후보에 도전했던 6인, 좌측 위로부터 마르셀로 에브라드 전 외무장관, 아단 아구스터 전 내무장관, 쉐인바움 전 멕시코시티 시장, 하원의원 페르난데스 노료냐, 리카르도 몬레알 상원 원내총무, 녹색당 상원의원 원내총무 마누엘 벨라스코.

승자는 쉐인바움 전 멕시코 시티 시장이 39.4%라는 압도적 표차로 당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마르셀로는 25.6%였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2가지 였다.

탈당하고 다른 당의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과 무소속 출마였다.


무소속 출마자는 전체 유권자 97,500,000명의 1%인 거의 백만명 가까운 인원의 서명을 받아야 하며, 당의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희박했다.


결국, 정당후보로 나서는 길밖에 없는데 유일한 가능성은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시민운동당(MC) 대표가그의 영입을 희망하고 있어서 그도 관심을 표시했고 여론은 그의 정당행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 대통령이 시민운동당 소속인 누에보 레온 주지사 사무엘 가르시아를 부추겨 대선 출마를 종용하자 그와의 경쟁에 부담을 느껴 입당을 주저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현 정부의 입김과 탈당후 출마를 바라보는 여론의 싸늘함에 결국 내년 대선 출마를 일생의 마지막 기회로 여겼던 그는 출마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지지자들 앞에서 탈당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하고 있는 마르셀로 에브라드 전 외무장관, 그의 옆을 부인이 지켜보고 있다. 현 부인은 주멕시코 前 온두라스 대사였는데 그의 3번째 부인이다.



여기에 더해 자신을 따르던 당내 의원들도 대선후보에 줄을 서면서 세가 쪼그라든 것과 퇴임후에도 절대적인 권력행사가 가능할 정도로 막강한 세를 과시하고 있는 현 대통령의 눈밖에 나서는 점도 무시못할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두 달 전에 강력한 경쟁자였던 쉐인바움 전 시장이 협상을 제의했고 이를 받아들여 스스로 물러났다는 후일담도 나오고 있다.


두 번에 걸친 협상에서 마르셀로는 자신을 지지한 상, 하원 의원들에게 차기 공천을 보장할 것과 자신과 관련된 모든 법적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지지한 모레나 당원 25%의 존재를 인정할 것 등을 내세웠고 쉐인바움을 이를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물러났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들어 외부에 철저하게 숨기면서 마치 대선에 출마할 듯 한 제스처를 취한것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


이제, 그는 집권여당의 틀안에서 자신의 경쟁자였으며 대선후보인 쉐인바움 前시티 시장을 도와 정권 재창출에 나서야 하는 달갑지 않은 운명에 처해있다.


만약, 현 집권당이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아직 정치력이 상당한 그에게도 일정 역할이 주어지겠지만 6년 후 다시 대선후보에 나서 후보직을 거머지게 될지는 너무 먼 이야기로 불확실성이 높다.


현 대통령이 온갖 편법을 동원하며 3수끝에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반면교사가 될수는 있겠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흩어진 자신의 세력을 조금씩 회복하면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당 권력의 한 축을 다시 맡아 차차기인 2030년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것이다.


중후한 외모에 비해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는 세월이 그를 잊지 않는다면 화려한 '컴백' 스포트라이트가 비쳐질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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