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앞세우는 중국산 자동차가 멕시코에 진출하면서 중고차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새차나 다른 메이커 중고차 가격이 별반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이왕이면 새차로 구매하겠다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펜데믹 기간에 자동차용 컴퓨터 부품부족으로 신차공급에 어려움을 겪던 다른 제조사와는 달리 재고가 많아 물량 확보에 문제가 없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 시장에 새로 진출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중고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략적으로 2021년부터 중고차 판매 호황이 끝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멕시코 자동차 딜러 협회(AMDA)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신차 구매 신용은 2022년에 비해 17% 증가한 반면, 중고차 구매 신용은 1.1% 증가에 그쳤다.
이는 팬데믹으로 인해 3.4% 감소한 2020년을 제외하고 2015년 이후 융자 차량 성장률이 가장 낮았는데 대출 이후에는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4.2%, 15.2% 성장했다.
작년에는 총 758,459대의 신차와 140,206대의 중고차가 판매됐다.
멕시코 중고차협회(ANCA)의 라파엘 루에다 회장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에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딜러의 신차 부족으로 중고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도 덩달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멕시코 중고차 판매 플랫폼인 카박(Kavak)과 OLX 오토스(OLX Autos)는 시장 가격을 높였다가 작년부터 완화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Omoda, Jaecoo, Geely, GAC, Great Wall Motors, SEV, BYD와 같은 중국 브랜드가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고차 중 일부 모델은 가격이 3만~4만 페소까지 인하되었는데, 이는 중국 브랜드가 자동차 시장 점유율의 20%를 차지한 것과 일치하고 있다.
실제, 415개 회원사로 구성된 멕시코 중고차 매매 협회인 ANCA는 작년 판매량이 15%에서 20%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자동차의 공급은 중고차를 찾는 사람들에게 신차를 사는 것과 동등하거나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저렴한 중국산 자동차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루에다는 기아 자동차 2019년 모델이 47만 페소에서 48만 페소 사이의 중고차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거의 동일한 특성을 가진 55만 페소의 중국 차량과 경쟁하지만 이는 '신차(新車)'라고 설명했다. 즉, 7만페소 정도만 더 지불하면 새차를 구매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중고차 가격 하락에는 신차 공급이 팬데믹 이전에 존재했던 공급량 부족 문제에서 완전히 회복된 점도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고차에 대한 수요 거품이 생겨 중고차 가격이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었는데 한 때 멕시코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었다.
새로운 중국 브랜드는 충분한 자금조달로 영업망에 대한 더 좋은 조건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머지 않은 장래에 도로변에서 중국산 자동차를 쉽게 접할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향은 결국 중고차 업체에 그대로 전이되는데 대표적인 중고차 업체였던 Kavak과 OLX Autos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작년 중반에 OLX Autos는 멕시코 국내 영업을 중단했고, 1월에는 Kavak이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영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신차와 중고차가 경쟁하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고차는 자동차 딜러에게 기회의 영역이지만,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신차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인해 딜러의 수익 마진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더 큰 전문화와 디지털 서비스 역량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멕시코에서는 매년 약 500만 대의 중고차가 판매되고 있으며, 대부분 개인에게 판매되기 때문에 공식적인 수치는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