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마약왕 ‘엘 차포’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멕시코 당국에 요청했다.
로이터통신과 멕시코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멕시코에 갱단을 이끈 실권자로 여겨지는 오비디오 구스만을 자국 법정에 세우기 위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미국이 제출한 범죄인 인도 요청 문서엔 구스만을 미국 내 재판에 회부해야 하는 논리를 담은 서류와, 관련 증거 목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만은 범죄자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의 아들로, 종신형을 받고 미국에서 수감 생활 중인 부친을 대신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 밀매 조직으로 꼽히는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어왔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펜타닐(마약성 진통제)’의 주요 공급·유통처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미국에선 펜타닐 중독 등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해 미 당국이 구스만 체포에 2000만 달러(약 3억60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거는 등 오비디오 구스만을 비롯한 그의 형제들을 미국법으로 처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달 구스만은 대규모 군·경을 동원한 멕시코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당시 최소 29명이 숨지면서 전쟁을 방불케하는 장면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그는 멕시코주 알모라야데후아레스에 있는 멕시코 최고 수준 보안 시설인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오비디오의 아버지인 ‘엘 차포’는 지난 1987년 시날로아 카르텔을 결성했고 이 조직은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대규모의 지하 터널을 개척해 빠르게 성장했다. 이 결과 시날로아 카르텔은 현재 미국에서 유통되는 펜타닐의 무려 65% 이상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경찰은 2019년에도 오비디오 구스만을 체포한 바 있지만,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원이 민간인들을 대량으로 살상하겠다고 위협하자 석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