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설 종합 회사인 Vulcan Materials 소유의 해상터미널을 멕시코 시멘트 기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군인을 동원, 강제 점거한 후 해당 부지를 일방적으로 매입하겠다고 멕시코 대통령이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로페스 오브라도르(López Obrador) 대통령은 "정부가 Quintana Roo의 카리브 해안에 있는 미국 건설 종합 회사인 Vulcan Materials 소유의 부동산을 매입하는데 65억 페소(미화 3억 897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ópez Obrador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미국 주재 멕시코 대사인 Esteban Moctezuma가 앨라배마에 본사를 둔 회사에 공식 제안을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 회사인 세멕스(Cemex)가 시멘트 선적물을 하역할 수 있도록 Vulcan Materials 자회사인 Sac Tun이 소유한 부지내에 있는 해상 터미널을 군 병력을 동원 강제로 점거한 바 있다.
Cemex와 Sac Tun은 결국 부지 사용에 임시 합의했지만 이 사건으로 Vulcan은 크게 반발하면서 멕시코 정부 사이에 높은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미국 건설 종합 회사인 Vulcan Materials는 지난 30년 동안 해상터미널과 가까운 Playa del Carmen 근처의 현장에서 석회석 채석장을 운영했는데 현 정부는 환경 파괴 이유를 들어 연장허가를 내주지 않고 작년에 이를 폐쇄하는 일방적 조치를 취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 부지를 사들여 관광객을 위한 유람선이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발하고 주변 지역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2022년 5월 회사의 채석장을 폐쇄하는 것 외에도 연방 환경부는 Vulcan이 미국과 멕시코의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된 석재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아예 채석장 운용을 금지시키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력을 넣고 있다.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4년 9월 이전까지 Vulcan Materials가 정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보상 없이 2400헥타르의 부지를 압류하고 정부 소유로 편입하겠다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같은 멕시코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 미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는데 Antony Blinken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월 "멕시코 당국이 자국 기업 Vulcan Materials 소유의 해상 터미널을 강제로 접수하면 미국과 멕시코 양국의 관계는 냉각될 것" 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문제는 부지 매입 가격인데 멕시코 재무부는 2,400헥타르에 이르는 해당 부지를 65억 페소(미화 3억 8,970만 달러)로 평가하면서 회사측이 산정한 금액과 큰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로 분쟁 중인 시설은 Playa del Carmen 인근 Quintana Roo의 Punta Venado에 있는 Sac Tun 회사의 해상 터미널. Sac Tun은 미국 기업 Vulcan Materials의 자회사다. (Sac Tun)
Vulcan Materials가 국제 중재 패널에 제기한 소장에는 멕시코 정부가 제안안 가치보다 훨씬 높게 나와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채석장을 운영하고 추출된 자갈을 수출하는 데 필요한 모든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미화 15억 달러 이상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멕시코 정부의 조치는 해양 터미널의 확실한 소유권을 확보함으로써 멕시코 정부가 '마야열차(Maya Train)' 프로젝트를 위해 자갈과 시멘트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송하게 할 목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특히, 쿠바산 자갈을 수입하려는 멕시코 정부는 해당 부지가 꼭 필요한 상황이어서 결국 무리수를 두었다는 것이다.
유카탄 반도의 멕시코만 쪽에 있는 카리브해에서 그러한 선적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개인 화물 도크는 Vulcan 소유이기 유일하기 때문이다.
현재 적재항구는 쿠바와 상당히 멀고 또 도착하더라도 마야열차 건설현장까지 약 300km를 트럭으로 운송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 멕시코 정부는 외국 기업 소유의 부지를 확보함으로써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로페즈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합의가 이루어지는 즉시 Vulcan Materials기업이 세계은행 그룹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기한 제소를 취하하는 것도 조건에 포함시켰다.
Vulcan Materials는 2018년 이전 연방 정부와의 합의 불이행으로 현 정부를 ICSID에 제소한 바 있다.
정부 정책을 위해서라면 어떤 합의도 관계 기관을 동원 허가를 취소하는 방법으로 국유화 하고 있는 현 멕시코 정부의 결정에 미국 정부와 미국 기업의 대응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