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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사람들은 한식을 정말 좋아할까?


멕시코에서 부는 '한류' 바람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거세다. 문화의 중심이 그 나라의 음식이 분명 한 만큼, 많은 멕시코 인들이 한국 식당을 찾아 한식을 맛보고 있으며 자주먹는 어떤 멕시코인은 "김치찌개에 양념이 부족하다"는 평가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다.

교민 식당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시티의 소나로사(Zona Rosa)는 한국으로 치면 명동에 가깝다.

비교적 안전다하는 것과 밤 늦게까지 다닐 수 있는, 시티에서는 유일한 지역이라고나 할까?


20여개의 교민식당들은 한국 손님이 기본이지만 최 근래 몇 년간을 보면 멕시코인들이나 중국인들, 일본인 등 외국 손님이 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세의 흐름이 많이 바뀌어져 있다.


사실 한국 식당이 체류 교민들의 수를 비교 했을때 좀 많은 편이라 이처럼 현지 손님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운영이 어려운 교민 식당도 존재하고 있으니 긍정적인 면이라고 할 수 가 있다.


그렇다면, 멕시코인들은 한식을 정말 좋아할까?

이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해 보면 상당히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


멕시코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적 음식 50가지 가운데 1위가 Sushi(일본)다.

2위가 Pizza(이탈리아), 3위가 Ramen(일본), 4위가 Pho(베트남 쌀국수) 등 이다.


순위를 쭉 따라가다보면 한국 음식은 20위에 김치(Kimchi)가 나온다. 메인 식사가 아닌 반찬으로 나오는데 이들은 '김치'를 음식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27위에 불고기(Bulgogi)가 나온다. 이외에는 없다. 세계 각국 메뉴 중에서 50위 까지 순위에서 단 2가지, 김치와 불고기만 멕시코인들이 기억하는 한국 음식이다.


그렇다면 메스컴에서 요란한 '한류'는 어디로 갔을까?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문화를 알기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 나라의 음식을 맛보는 것이 첫 번째 순서가 아닐까? 모이는 곳마다 음식상 차려놓고 손님 대접하는게 당연한 순서이고 보면 설득력이 있다.


멕시코에 있는 '한국 문화원' 에서 한류 관련 행사가 자주 열리는데 행사 때마다 많게는 수 천명이 모이고 있으며 유명 아이돌 가수가 출연 할 때는 수 만명의 관중이 운집하는데 끝나면 마무리는 늘 준비되어 있는 한식이다.


이들이 맛 본 한식은 이들이 다시 찾게 되는데 실상은 좁은 범위에서 이들만이 한류 문화의 중심에 있을 뿐 일반 멕시코인들에게는 아직은 낯설은 외국이고 생소한 한국 음식일 뿐이었던 것이다.


결국, 멕시코에서 불고 있다는 '한류'는 특정 계층이나 특정 부류만 해당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위의 결과를 대입해 본다면 "오는 사람만 계속 온다" 는 답을 도출하게 된다.


한 때 '한식의 세계화' 를 내세우며 한국 정부까지 지원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한 이유가 있다.

다양한 반찬과 함께 메인 음식이 나오는 한식은 냉정히 놓고 보면 가성비 쩐다. 멕시코에서 같은 가격으로 음식을 사 먹는다고 가정하면 양과 질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이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을 철저한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국사람들은 좋아하는 콩나물 반찬이지만 그들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유불문, 가짓수만 많게 내어 놓을 뿐이라는 것이다.


어느 유명 체인점 대표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한국에서 먹는 불고기와 인도에서 먹는 불고기, 유럽에서 먹는 불고기 맛이 모두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즉, 현지인 입맛에 맛는 양념을 조합해서 요리를 해야 그들이 선호하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한국에서 먹는 불고기나 멕시코, 아프리카에서 먹는 불고기가 맛이 모두 똑 같다. 전통에 집착하고, "우리것이 세계 최고" 라는 착각에 되풀이 되는 우를 계속 범하고 있는 것이다.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다.


일본 스시(Sushi)가 멕시코에서 현지인 입맛에 맞춘 양념을 사용한 메뉴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보면 더욱 그렇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 전 세계에서 멕시코 만큼 한류 바람이 거센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부터라도 전통 한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멕시코인들의 입 맛에 맞춘, 개량된 한식 보급이 이루어져야 몇 년 후 같은 조사에서 한식 메뉴가 몇 가지라도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볼 수가 있다.


K-POP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을 '한류바람' 이라고 한다면 한식은 여기에 어우러지는 양념같은 존재로 이 둘이 맞물려 한국문화를 멕시코에 전파하는 성장 동력이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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